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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작품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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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일 정봉진 그림쟁이의 집에 감따러 가는 일 공지함 ”
연락이 왔습니다. 27일이 지나면 감이 다 떨어지고 없어질것 같답니다. 그래서 이 날을 끝으로 잡고 어서 오셔서 달려 있는 감을 따야 한답니다. 시간 가능한 분들은 댓글달아주시길 바랍니다. 참고로 감나무 밭은 언양 반구대 근처의 고사골이라는 마을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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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서기
2009-09-28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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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은 멀고 높고 흐렸습니다. 하늘이 멀고 높고 흐린 날, 언양 고사골 이라더군요. 반구대 암각화 가는 길에서 우회전좌회전우회전으로 꺾어 농로길을 따라 한참을 짚어 가니 남향 비탈에 딸린 식구 없는 것 같은 단촐한 집 한 채가 나오고 집 뒤로 감나무밭이 부채꼴로 펼쳐져 있는 데 오늘이 감이 다 떨어지기 전에 따러 가자고 작정하고 떠나온 날이었습니다. 비는 오고, 처마 끝으로 사내아이 눈물 같은 비가 뚝뚝 떨어지는데 객들은 감 딸 생각은 않고, 축대 위에 자리를 펴고 비와 마주 앉았는데, 거 왜 절 집에 가면 부처님 뒤로 탱화가 그려진 벽면을 뭐라 부르는지는 몰라도 내 눈에는 등 대고 앉아 있는 그 집 벽이 꼭 그래 보였습니다. 부처님이 그렇게 섬김 받길 원했는지 안 원했는지 나로서는 알 수 없으나 발치에 놓인 불전함이란 그 돈통만은 그리 달갑지 않으리라 여겨지는데 그런데 오늘 내가 본 이 부처님들은 무릎 앞에 깡통맥주를 하나씩 놓았는데 부처님 앞에 놓인 불전함 같아 보이는데 절집에 있는 불전함과는 달리 안성마춤인 불전함 같아 보였습니다. 슬쩍슬쩍 곁눈질 해 가며 내 꼬리를 잡고 따라 온 아들녀석과 길가의 이 나무에서 저 나무까지 누가 빨리 뛰나 달리기도 하고, 기왓장 대신 돌을 세워 놓고 돌치기도 하다가 그도 심심하면 개구리가 있나 싶어 풀섶 여기저기를 쑤시며 겨울해 짧은 것 같이 아쉬운 오후 나절을 보냈습니다. 마누라가 꼬집을 때처럼 살짝 아픈 비가 오는 날, 주인이 대신 따온 감을 한 봉다리 들고 돌아오는데 감나무에 감이 열듯 마음 가득 행복함이 열렸습니다. 비소리를 문명의 간섭 없이 듣고 온 날 마음은 4,5센치쯤 붕 떠 잠은 오지 않고, 되거나 말거나 글이나 한 편 올리고 다시 잠을 청합니다. 세상의 만물이 다 고마운 밤입니다. 그리고 오늘 함께 한 모든 분들께 감사한 말씀 올립니다. 지난밤 올린 글에 두어군데 오류가 있어 이 아침 다시 올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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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르바
2009-09-28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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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아침 오늘 감 따러 가는긴가 ? 하면서 흐린 하늘 한 번 쳐다보고 에라 되는대로 흘러가는 대로 가야지 하며 달력을 슬쩍 곁눈길 했는데 천간이 갑이라 오늘 가겠구나 생각한 순간 희섭이 전화 형 결행!!! 해운대 온천장 장전동 경유 고속도로에 진입하면서 마음을 이미 정리 했슴다 감이야 있건 말건 좋은 사람들하고 이른 가을 한나절 즐겁게 지내자 통도사에서 웅촌가는 시름시름 비내리는 산길을 음악에 젖고 분위기에 젖고 농담에 또 젖고 그렇게 고사골로 가는길 뒤에 앉은 희섭이는 차라리 형이라 카지말고 핍박(?)를 말든지 결국 "나서기"의 표현을 빌리면 도리없이 부처가 되어 맥주만 축내고 왔는데 이것 또한 어느 정도 예상 했던일 다만 목을 잘 따는 조선낫의 효능을 설파(?) 하신 대홍씨 부부께서는 만반의 준비를 해 오셨는데 우리가 너무 술만 탐한게 아닌가 쬐금 미안하고 아아 성묘 하셨을 우리의 장손 동규씨의 얼굴이 안보여 쬐금 섭섭했고 장려상에 빛나는(?) 따님을 두신 정민이 어머님이 함께 하지 못해 마이 서운 했습니다요 (그래도 두 부자는 빗속에서 정말 잘 놀데요) 가을이 제 무게를 견디지 못해 흘러 내리기 전에 한판 더 하던지 그때 그때 꼴리는 대로 하입시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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