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금 다른풍경 ”
상주 쯤인 걸로 기억된다.
아침광선의 촬영을 마치고 참외하우스옆을 지나는데 떠오른 햇살을 뒤로 받으면서
보리수염마다 맺힌 아침이슬들이 아우성이었다. 나는 녀석들을 찍어줄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모니터에 나온 이슬방울들이 필름의 분위기하곤 전혀 다르다. 왜 그렇지?
“ 쉐임플러그의 법칙 ”
피사체의 면과 렌즈의 면과 필름의 면이 한 점에서 만나도록 조정을 하면 화면의 모든 구석구석마다
선명한 초점을 얻을 수 있다. 조리개를 조으지 않고도 화면 전체의 선명한 초점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기법을 이용하여 조리개를 활짝 열고도 이렇게 전체적으로 선명한 화면을 얻었다.
녹슨 양철위에 앙상하게 마른가지
너무 여백없이 끝까지 가는거 아닌가
서비스로 김훈의 글 한토막
"서해 염전들판의 가을은 인간의 상처에는
보상이 없다는 것을 가르쳐준다
소금밭의 가을은 바래고 바래서
더 이상은 증발될 것이 없는
하염없는 말라비틀어짐의 가을이다"
서비
2005-10-27 09:10
'여백 그까이꺼'하는 심정으로 채워보았지요
가끔은,어차피 패배의 싸움인데 한치 앞의 상황도 예측되지 않는 막다른
길로 몰아가고싶은 생각이 들때도 있습니다.
몇년 전 어느 해에 서해안 갯벌과 염전 작업을 한 해 한 적이 있었습니다.
형도 기억이 날겁니다. 어느 갯벌에서 밤에 혼자 소주마시다가
형에게 전화한 적이 있지요 "여기 직이는데 퍼뜩 오소"하고 말입니다.
겨울염전 또한 갈데없는 말라비틀어진 세계를 보여주지요
그 다음 해 겨울 겨울 염전을 찿앗는데 바람이 너무세어서 사진기를
꺼낼 엄두도 못내고 차 안에서 아득히 저물어 가는 해만 쳐다본 적이 있습니다. 그 때 뭉그러지는 내 가슴이 아마 김 훈의 "더 이상 말라비틀어질것 없는 증발"의 절정이었지 싶습니다.
증발은 염전에선 소금을 남기고 내 가슴에는 비틀어진 갈빗대 한쌍 만
남길 일이지요
조르바
2005-10-27 16:26
더 이상 증발될 것도 없이 바래고 바래서
소금이라도 된다면 또한 아름다운 일.
머리카락은 점점 빠지고 눈은 침침하고
피부는 탄력을 잃어가는 이 말라비틀어져 가는
내 삶은 무엇이 남을까
생을 간통해온 분노,슬픔,오류,객기,쓸쓸함, 이것들이
마르면 어떤 형태가 될까
아! 지랄같은 찬바람에
시린 새벽 쓴 소주같은 가을이여
이 심정 사진기로 한번 찍어주봐
QL
2005-10-31 09:39
엑스레이로 찍으면 그 가슴 찍을 수 있을진저..^^
그라고 저 위에 적혀있는 "생을 간통해온...." 에서의
"간통"은 혹 "관통"의 오기가 아닌가 조심스럽게 여쭈어봅니다^%^
photo21
2005년 작품집
450043s.jpg
“ 조금 다른풍경 ”
나도서빈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