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21
2009년 작품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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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얼마나아름다운세계인가 ”
 멋진신세계로부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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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선
2009-02-27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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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FM2를 팔고, 그 돈으로 술 몇 잔, 그리고 필요한 필름과 여러 것들을 사고 나니 다시 아무 것도 남지 않았습니다. 애인에게 요즘 젊은 처녀들이 입고 다니는 섹시한 청바지와 남방이라도 하나 사주고 싶었는데, 그게 참 되질 않아서 속이 상하고, 사진을 평생 하겠다는 녀석이 사진기를 팔고 술을 마시는 처지를 생각하니, 김승옥의 1964년, 서울 겨울에 나오는 죽은 아내의 시체를 팔고 술을 사던 그 사람이 제 모습이구나 했습니다. 그런 면에서 김승옥의 소설은 대단히 미래적이지요. 그래도 요행히 뭔가 예기치 않은 곳에서 구원은 올 것 같습니다. 조만간 또 뭔가가 제 손에 쥐어질 것 같기도 하구요. 저는 그게 희망인지 절망인지도 모른채 부여잡으려고만 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FM2를 팔고서 사진집 한 권을 다행히 구입했습니다. 그 사진집은 세계를 바라보는 또 다른 시선을 제게 제공했습니다. ㅡ요즘 원근법이 서양에서 먼저 발견될 수밖에 없었던 지형을 생각합니다. 그 지형을 정복하던 힘이 제국주의로 발전했음을, 그래서 그들의 원근법은 근본적으로는 제국주의의 속성을 담지하고 있는 것이지요, 그들이 풍경을 바라보는 시선에 대한 생각을 합니다. 광활한 시선의 끝에 머무르는 한 지점은 과연 이 땅을 어디로 인도할 것인지를 생각합니다. 위 사진은 소위, 조금 유식한 척 하는 영어로 말하면, landscape죠. 그것은 인간이 망친 자연의 풍경을 말합니다. 꿈과 희망의 다른 표현인 이 다리들은 징그럽게도 아무데나 푹푹 박힙니다. 이것은 거석 문명에서 온 것입니다. 고인돌에서도 오고, 스톤헨지에서도 오고, 피라밋에서도, 죽은 자들이 걸어들어간다는 돌로 된 벽입니다. 영원성을 설정하여 순간의 최선이라는 현대 미학을 거부하는 또 다른 현대 미학이지요. 영원한 것은 오로지 철근컨크리트로 점철된 자본의 권력이지요. 이 역설의 공간은 너무도 저를 아프게 합니다. 그래서 선생님께 전화를 드리려다가 그냥 애써 참고 맥주 한 잔 마시면서 사진을 온 몸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Edward Burtynsky. 이 지구의 존엄성을 부르짖는 그의 작업을 보면서, 저는 선생님의 작업을 동시에 떠올립니다. 그러면서 제 작업의 미천함을 깨닫습니다. 대형 슬라이드 작업을 막 시작했습니다. 김승옥의 무대였던, 그리고 운수좋은날의 무대였던, 또 임화와 신동엽과 김수영과 오장환의 삶의 터전이였던 광화문과 종로의 개발새발 폭력을 봅니다. 그것을 온 몸으로 담자고 다시 한 번 제 목을 조릅니다. 죽지 않는다면, 삶도 없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요즘 인터넷에서 제 작업을 공개하지 않음으로 저는 많이 편안해졌습니다. 오로지 그냥 당연히, 응당, 누구 하나 알아주는 이 없어도 편안하게 작업을 합니다. 저는 일상의 한 부분으로 사진을 받아들이고, 그 작업을 통해서 이 세계를 기록한다는 것 외에는 생각하지 않으려고 하면서, 그냥 하루하루 편안하게 지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어떠한 것도 염두에 두지 않고 오로지 사진을 찍는 것. 그것이야말로 제 자신의 삶이며, 그냥 묵묵히 걸어가는 것임을 깨닫습니다. 요즘은 아예 사진가들이 누가 있는지 알고 싶지도 않고, 그들을 비판해야 할 관심조차 없습니다. 세상이 썩으면서, 제 자신도 썩어가고, 사진가들도 썩어가는 게지요. 그냥 살아내야 한다는 이유로 망가지는 저 강물과 땅들과 산들을 정면으로 오로지 볼 뿐이니깐요. 저는 또 힘차게 이 문명과 싸울 것입니다. 그럴 때에 저는 무진장으로 행복하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깐요. 조만간 또 뵙고 술 한 잔 기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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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섭
2009-02-27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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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풍경 작업으로 전시를 마치고 나는 내심 속으로 그래 이제 이만하면 됐지....다른 새로운 작업으로 넘어가자....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러나 다른 작업도 잘 되질 않았고 그럭저럭 마지막 전시후 벌써 삼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 물론 놀진 않았지.. 이것저것 열심히 생각하고 찍고 고민하고 하는 시간을 가졌지만 뭔가가 늘 미진하였다... 아아 나는 요즘 그것을 깨달았다...나의 교만함 .. 바로 그것이었지. 다릿발 작업은 그렇게 쉽게 끝낼 수 없는 작업이라는 것을 이제야 깨달았고 지금 아주 진지하게 다시 들어붙어 작업하고 있는 중이다. 이 작업은 내가 평생을 해도 끝나지 않을 작업이고 이 땅에 대한 증거의 작업이기도 할 것이다. 나는 철저하지 못했고 그래서 아주 중요한 최근의 다릿발 작업을 놓쳐버린 곳이 많았다. 나는 이 땅을 구원하는 사도는 아니다. 다만 온 몸으로 내가 몸을 묻고 있는 이곳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으며 우리는 어떻게 그 삶의 방식에 찬양하거나 거부하거나 하는 우리들 삶의 양식에 대해 말 할 뿐이다. 너 지금 어디 있어? 너 지금 어디로 가고 있지? 네 존재는 도대체 뭐야? 이런 질문을 나는 나에게 그리고 내가 알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던져대고 있는 것이다. 수선이 바벨 작업을 쉽게 끝낼 수 없는 이유도 그럴거라는 생각이 든다. 아마 평생을 작업해도 모자랄 부분이라는 것이지,. 인터넷을 사진을 보여주고 말고 는 별로 중요하지 않을거라는 생각이 들고 결국 우리는 온 몸으로 이 땅을 보여주는 일들을 해야 할것이지. 사진기 대신 그래도 사진집 하나는 건졌네... 아마 경아씨도 예쁜 청바지와 남방 하나보다 수선의 술 한잔과 사진집을 더 소중하게 생각할거야. 나는 경아씨를 그런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지.] 드디어 대형 작업을 시작했네.. 고난의 시절로 자진하여 들어섰다는 뜻인데.. 어쩄든 질은 좋아지겠지만 육체의 고단함과 물질의 곤고함을 어찌 감당할런지..... 그래도 나는 이곳에서 수선의 그런 결정에 박수를 보내고 또한 격려를 보낸다. 조금 더 긴 초점거리의 대형 렌즈를 구하고 있는 것은 더 두껍게 그 녀석들을 표현하고 싶어서인데 이리저리 정보를 알아보고 애써주는 수선에게 어떻게 고마운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다. 작업은 그곳에 몸을 붙이고 시작하면 묘하게도 보이지 않던 여러 갈래가 보이는 경험을 하는데 요즘의 내가 그런 느낌을 강하게 받고 있다. 돌 하나 바위하나들이,,그리고 우리가 버린것들. 죽어가는 것들에 대한 느낌들이 자꾸 풍성해지고 있다. 옆눈으로 보지말자. 정면으로 보자 꿈꾸듯이 사진 찍지 말자 정확하게 찌르듯이 찍자 뭔가 있는듯한 애매한 사진 찍지 말자. 확실하게 내 언어로 명석하게 단순 명료하게 그렇게 사진 찍을 일이다. 그러다가 내 가슴 난도질 당해 피투성이 되어도 좋다 그러다 죽어도 좋다. 수선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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