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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작품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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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곳은아프가니스탄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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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선
2009-03-16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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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에서야 확인하였습니다. 렌즈는 전에 말씀드린 것 외에는 확보할 수가 없었습니다. 이미지 써클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업체에서 가지고 있는 것이 없답니다. 그 렌즈를 쓰고 있는 사람의 말을 인용하여 제게 전해주더군요. 이미지 써클은 일단 에이바이텐 정도로서 300미리 정도에서 조금 더 나아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업체에 얘기해서 써보고 안 맞으면 반품하는 것으로 말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선생님. 너무 오랜 시간 알아보질 못했네요. 요즘 저는 에드워드 버틴스키를 오른손에, 왼손에는 쿠델카의 카오스를 들고 있습니다. 둘을 꼭꼭 씹어먹고 있습니다. 미즈락의 작업과 살가도의 작업도 제 것으로 삼아서 더 나은 작업을 하려고 합니다. 에드워드 버틴스키는 아름다움을 배면에 깔면서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전략을 취합니다. 그렇지만 제게는 버틴스키는 조금 부족한 면이 있습니다. 쿠델카가 오히려 죽음의 세계에 닿은 현 세계를 적극적으로 끌어안고 있지는 않은가 하는 생각도 합니다. 그래서 오른쪽에 버틴스키, 왼쪽에 쿠델카를 들게 되었습니다. 요즘 저는 대형작업을 조금씩 진행하면서 기록으로서의 사진에 대한 위력과 함께 서구의 객관적인 기록에 대한 엄밀한 추구를 제 것으로 삼으면서도, 저는 왜 주관적인 대형 기록들이 등장하지 않고 있는가 하는 문제를 생각하게 됩니다. 제 작업이 차지하고 있는 위치를 더욱 가늠하게 됩니다. 토포로지이면서, 그것이 죽음과 파괴의 현장을 보는 것이지요. 그것은 미추를 넘어서야 하고, 그것에 발목을 잡히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현학적인 미적 세계의 추구는 결국 유미주의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합니다. 기록의 거대함에 발목을 잡히지 않으면서, 어떻게 이 땅의 시각으로 그 기록을 담을 것인가, 그 속에 죽음과 삶이 서로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를 고민합니다. 이 사진은 그런 사진입니다. 이 땅의 풍경이면서도, 세계적인 풍경입니다. 저는 지금 이 땅에서 랜드스케이프, 시티스케이프를 보면서 서구 제국이 이룩해놓은 시선을 쫓아가는 경향으로 읽고 있습니다. 거기에는 중성적 미학이라는 것을 통해서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겠다는, 동시에 긍정하고 부정하겠다는 양가론적 감정을 이용하겠다는 것인데, 그것이야말로 서구가 이룩해놓은 제 문명-제국주의 문명을 거부하지도 않고, 긍정할 수도 없는 입장에서 이룩된 것을 반영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합니다. 저는 그런 면에서 일상이 벌어지는 공간과 사람, 사건에 대한 탐색은 아주 중요한 행위일 것입니다. 거시 담론들 자체가 서구적인 담론들에 의한 것이지만, 완강하게 일상은 서로의 내밀한 소통을 이루면서 기존의 시간을 고스란히 드러내면서, 이 땅의 이야기를 뿜어내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대형 망원은 몇 번의 개조를 거쳤습니다. 아주 미세한 진동조차 기록되어버리는, 길이 오십센티미터의 이 대형 카메라의 진동과 싸워야 했습니다. 별별 수단을 다 써서 이제 또 그 장비를 들고 나아갑니다. 며칠 전에 산에 올랐습니다. 새로운 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나무들과 사람들과 건물들과 산을 보았습니다. 뭔가 막힌 곳이 한축 무너져내리는 느낌이었습니다. 이 작업도 병행하여 하려고 합니다. 당분간 온 마음을 다해서 내 방식의 랜드스케이프를 구축하면서, 이 땅의 이 랜드스케이프야말로 서구와 이 땅의 사람들이 동시에 성찰해야 하는 지점이 있음을 보여주려고 합니다. 그리고 저는 삶이 무엇인지, 죽음이 무엇인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물어보려고 합니다. 이 사진이 저를 불러일으켜서 길게 적고 갑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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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21
2009-03-17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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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수선의 글을 읽고 망연하게 놀라고 있는 중이다. "죽음의 세계에 가 닿는 현 세계"라는 글이 내 머리를 때리고 있는데 왜냐면 바로 그 내용들이 얼마전부터 나를 깊이 사로잡고 따라다니고 있었기 때문이다. 안쪽이 생명이라면 바깥쪽은 죽음이며 그것은 생명의 현상과 마찬가지로 똑 같은 무게와 질량으로 봐져야 한다는 것이 요즘의 내 생각이고 내 사진에도 그런것들이 반영되고 있지. 동시에 같은 생각들을 하고 있는걸 느끼면 참 무서운 느낌이 들어... 그래도 얼마나 좋으냐.. 함께 느끼고 같이 간다는 것이 말이야.. 어떤 새로운 형식을 만들어 내고 나만의 이야기들을 만들어 낸다는 것 .. 이것 아주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사진의 가장 중요한 형식은 바로 내 두 발이 어떤 지점에 서 있어야 하고 그 두 발을 바탕으로 내 눈이 그곳을 조망하고 있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그 다음에 내 문법의 이야기들이 풀려나올것이고... 그래서 수선의 사진들이 늘 고민의 흔적들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겠지. 짓쳐나가고 또 나갈 때 백장 단위의 대형 필름 뭉치가 여러개 씩 쌓여갈 때 저절로 아주 자연스럽게 내 언어가 확보 될거야. 언어의 습득이라는게 학원다니고 과외하고 독선생 들이고 뭐 어쩌고 한다고 해서 되는게 아니고 그냥 많은 사람들과 함께 살면서 조금씩 되어가는 것이지. 사진의 언어도 똑 같을거야.. 그러나 명징하고 확실한 언어를 배우려면 좋은 사람들을 만나야겠지 지금 수선이 왼손과 오른손에 들고 있는 소중한 사진가들처럼 말이야. 그렇게 가다보면 양 손에 잡고 있던 그것들을 하나씩 놓게 되고 결국 자유로운 두 손으로 더욱 힘있는 언어를 만들어내겠지.. 빠르게 오진 않지만 아주 긴 호흡으로 가는 사람들에겐 꼭 그 순간이 오리라고 나는 확신한다.. 이제야 나도 내 언어가 조금씩 내 방식대로 오는 느낌을 가지니까 말이야.. 그 아름다운 지점에서 우리는 아주 많은 이야기들을 나눌 수 있을거야. 그 대형사진기 정말 한 번 보고싶다... 아마 괴물같을거야....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사진기.. 짧은 초점거리의 렌즈를 끼워도 진동때문에 몸살을 하는데 그정도면 정말 싸우듯이 해야 할것 같아.. 이런 방법은 어떨까? 가끔 몇 사람들이 쓰는 방법인데 삼발이 대신에 굵은 모래 혹은 납알이 담긴 주머리는 쓰는것. 그 주머니 위에 사진기를 얹으면 미세진동은 절대 없지. 모래이기 때문에 유연성이 있어 각도 잡기에도 편하고 .. 물론 삼발이 처럼 다양한 각을 잡기에는 무리가 있겠지만 적당한 수평잡기 정도라면 충분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 그 주머니는 파는 것이 있을것 같기도 하고 아니면 만들어 쓸 수도 있겠지. 나는 바람이 많이 부는 날에는 삼발이는 아예 포기하고 차에 싣고 다니는 커다란 아이스 박스를 꺼내어 그 위에 사진기를 얹어 놓고 찍는데 삼발이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진동이 없더라구.. 그런데 산에 그런 상자를 가지고 다닐 수는 없을테고.... 그런 식의 대용품을 한번 생각해보면 어떨까... 상자 위에 삼발이 헤드만 따로 떼어 고정시키면 진동이 없는 훌륭한 고정장치가 될 수도 있을테고.... 이제 수선만의 새로운 해석된 풍경이 조만간 나타날것 같아.. 기대가 많이 된다. 열심히 하면 꼭 그만큼 좋은 작업이 나올거야.. 어느 시인이 그랬지? 희망은 외래어가 아니라고. 희망을 우리 모국어로 노래하자고,,,,,수선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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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섭
2009-03-17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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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ㅡ 참... 수선아 그 대형 렌즈 말이야.. 일단 위스타에 끼워서 쓸 수만 있다면 바로 내가 쓰도록 하자 모자라는 부분이 있다면 나중에 쓰면서 해결하도록 하면 될것이고 오랫동안 렌즈 찿고 알아본다고 너무 고생을 시켜 미안하고 그리고 고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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