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의 상징성을 생각하게 됩니다. 나를 쉬게 해주고, 내 내면을 돌봐줄 작은 공간이 날카롭게 깨져있습니다. 개인의 방을 잃어버릴 때, 광장도 잃어버리게 됩니다. 상처받고 힘들 때 돌아와서 안식을 취해야 하는 최소한의 공간조차 허용하지 않겠다는 바깥의 매서운 열기들이 느껴집니다. 빛나고 있는데, 저 빛남은 처절하게 으깨진 것에서 나옵니다. 베르나르 포콩의 사랑의 방은 이제 없지요. 가족도 뿔뿔히 떨어져나가고, 남은 것은 무너짐입니다. 요즘 사진을 찍으면서 지표면의 힘을 마구 끌어올리는 것이야말로 빌딩의 힘이자 저주라고 떠올립니다. 암반수를 끌어쓰고 있고, 수백만년을 썪어서 생긴 기름이 퍼올려질 때마다 지구는 점점 공동화되어갑니다. 그 빈 곳을 채우기 위하여 지표면이 강제로 끌어당겨져야 하지요. 위로 끌려올라가고 아래로 끌어당겨지는 이 땅에서 살아남는 최소한의 방법이라는 게 어쩌면 깨진 채 빛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날카롭게^^
섭
2007-07-25 06:35
요즘 부황을 뜨고 있는데 정말 안에 것들이 퍼올려져와서 온 몸이 공동으로 되는것 같아요^^
수선님의 요즘 "바벨"작업 눈여겨 보고 있습니다. 진지한 성찰을 온 몸으로 던지면 낙타 대가리가 바늘 구멍으로도 지나갈 수 있겠지요.
"빛남"의 중층을 한번 헤아려 봅니다.
photo21
2007년 작품집
IMG_2608s.jpg
“ 방3 ”
장수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