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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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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동시장과 바람둥이 사내 ”
지난 토요일 서동시장에 갔습니다 두사람이 마음놓고 걸으면 미안할 골목길에 삶처럼 좁고 가파른 계단을 올라간 2층 할매횟집 방에는 어설퍼서 따뜻한 낙서로 도배되어 있었습니다 우리는 가오리무침, 오징어, 묵에, 찌짐을 아 또 인생의 질곡적인 맛의 절정 홍어도 먹었습니다 서동시장은 금사동일대에 보잘것 없는 공장에서 노동하는 잘난것 없는 사람들 입맛의 소박한 공급처 입니다 가게들이 어깨를 너무 밀착해서 현대화는 아예 스며들 틈이 없는 그런 재래시장 . 식육점과 횟집, 떡집과 생선가게, 튀김집, . . . . . . 예쁠 것도 없는 사철 발벗은 늙어수레한 아낙들이 밀착된 어깨만큼 체온을 나누는 곳이기도 합니다 서동시장에는 키가 큰 바람둥이 사내가 있습니다 그 늙어수레한 아낙들을 여럿 애인으로 두고 있다는 사내의 고향은 동해를 바로 옆구리에 두고 달리는 7번국도. 영덕을 지난 초라한 갯가 마을 어느매쯤 인데 지금은 부산 사직동 언저리에 닻을 내렸습니다 젊은 시절의 볼온함과 분노와 이런 것들이 엉켜 늘상 7번 국도의 월경을 꿈꾸었다는 사내 평소 엄격하고 예의바르고 진지한 녀석이 시장여인내들 앞에서는 헤실헤실 풀어져 말꼬리를 짤라먹는 수작이 정겹습니다 어느날 7번 국도의 시발점이 옛시청 이란걸 알아챈 사내는 자신에게 무례한 인생에 대해 쓴 웃음을 짓습니다 서동시장 아낙들을 애인으로 삼은 키가 큰 바람둥이 사내의 쓸쓸한 눈빛이 생각나는 이 겨울저녁의 술 맛은 유독 진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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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2-04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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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르바선생님 글을 올만에 보니 반갑습니다. 그동안 왜그리 뜸하셨는지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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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르바
2010-02-04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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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신지? 겨울은 침잠과 반성과 성찰의 계절이 아닌가 합니다 나무들도 모든 것을 버리고 겸손하듯이. 그래도 열심히 읽고, 듣고 ,고민하고, 아파하고, 분노하고, 때로 절망하면서 술과 함께 지내고 있습니다 내면 깊숙이 할말들은 가득해도 청색의 손바닥을 불빛 속에 적셔 두고 모두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곽재구의 사평역에서) 겨울속에 봄이 있다고 하네요 "백석"에 정신없이 빠져 지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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