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21
자유게시판
|
|
“ 딸과 국수 ”
서울에서 직장다니는 큰딸이 명절이라고 부산에 왔다 일년 만 이다. 인간만큼 자식 오래 끼고 사는 동물 없다지만 배반할 수 없는 인륜이라 했던가 한 동안 보지못한 딸과의 해후가 반갑고 기뻐다 유난히 낯가림이 심해 많이 울었던 아이. 청소년기에는 화려한것 좋아하고 가볍고 깊지못하다는 핀찬에, 긴 시간 서로 불화했던,그래서 오히려 아빠의 사랑을 갈망했던 아이 였는데 어느새 자라 자신의 땀으로 번 임금으로 나에게 용돈을 준다 대견하다기 보다 쓸쓸하다 객지에서 노동으로 봉급생활을 하는 고달픔을 생각하면 안쓰럽고, 벌써 자식에게 용돈을 받는 나이의 무게가 난감하다 딸에게 무엇을 해 줄까 잠깐 고민하다 좋아하는 "국수"를 하기로 했다 평소 멸치와 다시마의 간편함에 마른 새우, 양파와 파, 통짜로 땡초와 마늘 두어 개 넣어 진한 육수를 만들고, 고명으로는 호박과 색조화를 위해 당근을 채 썰어 볶고, 계란지단도 하고, 쇠고기도 양념해서 졸이면서 볶고, 구운김도 적당히 짤라놓고, 아직 남아있는 동치미 무를 가늘게 채 썰어 준비했다 설음식의 느끼함을 중화할 겸 점심으로 우리 식구 네 사람은 "국수"을 먹었다 큰딸은 감격해서 "아빠! 내가 서울에서 이 국수를 얼마나 그리워 했는지 아나" 하며 정말 맛있게 먹어 주었다. 이웃에 사는 어머니가 내가 좋아하는 반찬을 이따금 만들어 주듯이 어떤 만화가 아저씨가 얘기한 "맛의 추억"처럼 가족이란 음식(맛)으로 울타리가 만들어 지는구나 생각했다 이렇게 초라하고,사소하고, 평범한 일상의 무사함이 행복인가? |
| 
|
달별
2010-02-16 13:32
|
형님, 설 잘쇠셨지요? 형님의 글을 읽으면 원초적 그리움이 묻어 납니다(원초적 본능아닙니데이ㅠㅠ) 평범한 일상의 무사함은 행복 맞습니다. 늘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뵐 때까지 안녕이시길... |
|
|
|
이희섭
2010-02-17 06:27
|
우인이의 애기적 생각이 내 안에 다 들어있는데 그 아이들이 이젠 성장하여 우리의 한참 젊은 시절의 나이가 되었다. 우리의 행복한 시절이 또 다시 왔다는 이야기가 되겠지요.그리운 시절입니다. |
|
|
|
|
한심거사
2010-02-17 09:55
|
조르바 성님~ 설날인사도 제대로 못 드렸네요.. 행복한 설날을 보내신 것 같아 흐뭇합니다. 조만간 뽈짐집 회동 한 번 해야죠!!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