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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작품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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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대학교사진아카데미의 사진전 소식입니다. ”
 일년간 찍고 준비한 결과물을 세상속으로 보냅니다. 모자라기도 하지만 최선을 다했습니다. 오셔서 귀한 말씀 주시면 큰 힘이 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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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선
2009-01-14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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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성난 승냥이마냥 날뛰며 여기저리 할퀴고 돌아다닐 때 저도 여기에서 선생님을 처음 뵈었습니다. 저 때문에, 선생님께서 억지로 술도 많이 드시느라 참 고생하셨지요. 그래서 한 번은 꼭 가서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올해는 볼 수 있을까요? 한창 춥고 매서움이 시퍼럴 때 삶을 나누는 사진들은 더욱 소중하게 다가옵니다. 맨 눈으로 보는 사물들이 더욱 시퍼렇게 출렁이는 시절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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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섭
2009-01-15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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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술마시다가 고개를 드니 하늘이 훤하게 밝아오던 황망한 기억이 난다. 학교앞 어느 길바닥이었지. 그리고 난,,, 억지로 술마신적 한번도 없다. 오히려 내가 수선이에게 강권하지 않았나 하고 미안했는데^^ 그리고 수선이의 힘은 성난 승냥이 바로 그것인데, 누그러지면 안될것 같고,,, 아무나 할퀴지 않으면 되지 뭐,,,^^ 오고가는거야 막는놈 없고 금 그어놓은것 없으니 편한데로 하면 되지. 그리고 요즘은 내가 맨눈이 아니야.. 반쯤은 안경끼고 살거든 ㅎㅎ 그래도 시퍼런거는 잘 보고 있으니 걱정 없지. 따뜻한 남쪽으로 한번 같이 내려와 ....막걸리 한잔 살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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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선
2009-01-24 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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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경아는 고향에서 별이 총총 뜨는 밤에 제게 열심히 싸우라고 문자를 보내왔습니다. 어머니의 옆집 이야기며, 온갖 사람살이 이야기들을 봄에 문득 잠에서 깬 곰처럼 지나온 겨울날 무슨 일들이 있었는지를 듣는 것처럼 들으며, 삼겹살도 실컷 먹을 정도로 잘 있답니다. 그 날 물레방아집을 어떻게 어떻게 기억을 더듬고 둘이 힘을 모아 찾아내어, 회덮밥을 아주 맛나게 먹었지요. 그 후에 서울에 올라오니 떡 하고 기다린 것은 뜨!거!워! 심장이 멈출지라도 이 비명은 내게 귀를 먹먹하게 불러오는 시간입니다. 이래저래 대형 카메라, 500mm 렌즈를 구입하고 아침부터 사진을 찍었지요. 이제 실컷 놀았으니, 심심한데, 카메라를 잡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1차 추모제에 있는 동안 울음이 울컥 치밀어오름을 꾹, 꾹, 누르고 거리에서, 거리로 입김을 내뱉으며 뛰어다녔습니다. 요동치는 밤을, 맨 몸으로 암벽 등반하듯이 온 몸에 힘을 주고 뛰던 사람들의 시간이었습니다. 오다가 충무로에 들러서 맡겨 놓은 카메라 일체가 든 가방를 찾아서 또 사진을 찍었습니다. 자신에게 솔직해진다는 거, 참 무서운 일이구나 했습니다. 내 속에 있는 것들을 다 까발리면 나는 얼마나 천박하고 야비하고 그런 인간인가 하는 생각부터 떠오릅니다. 그러면서도 한 편으로 내게 이 일상의 사진찍기가 그래서 더욱더 참으로 힘이 되고 든든하고 그리고 멋지다는 생각을 했지요. 대견스럽기도 하구요. 체감온도 영하 이십도에서도 승리한 밤이라고 얄팍한 자족도 해봅니다. 사진아카데미 사진들을 아주 맛나게 먹었습니다. 애인을 데리고 한 번 더 들렀던 금정문화센터 앞과 옆으로 병풍처럼 둘러쳐진 남산동의 아파트들이 눈을 찔렀습니다. 저 아파트들이 서 있기 위하여 지금 용산처럼 아, 뜨!거!워!를 지워버린 것처럼 아주 근엄하고 당당하게 서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시각의 환영에 불과하겠지요 그 밑에는 사람들의 깊은 트라우마가 유령처럼 떠돌고 있을 것입니다. 이 땅의 모두는 어찌되었든 이 시대에서 각종의 트라우마의 피해자이기도 하면서, 어떤 이들은, 저를 포함하여 부끄럽게도 트라우마의 가해자가 되기도 합니다. 생사와 생존을 넘나들어야 했던 그 분들을 떠올리면 제가 살고 있는 아파트 한 채를 얻기 위하여 이 땅에서 사는 저는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많은 공들을 터뜨리고 지나왔다는 생각을 합니다. 아카데미 사진들은 그런 와중에 탄생된 것처럼 보입니다. 삶을 나누지 않았으므로, 사진에 대한 느낌들이 제 추측으로만 이루어지는 것을 용서해주시길 바랍니다. 그래도 제 느낌을 기꺼이 받아줄 것이라고 믿고 몇 자 적어봅니다. 거기에는 잔혹한 슬픔이 묻어나오는 것도, 섬뜩한 빛남도 있었습니다. 어떤 사진들은 죽음을 내내 생각하게 했습니다. 석관 위로 햇살이 내리치는 풍경은 제가 살고 있는 공간이 죽음을 통해서 얻어진 공간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해주는 계기였지요. 그림자들이 세멘으로 이루어진 벽돌들이 서로 맞닿느라 이루는 무늬들과 함께 아주 새카맣게 서로 겹쳐 있는 모습들은 저를 너무도 아프게 했습니다. 그것들은 분열되어 새카만 심연-틈으로 가득한 곳을 보여줍니다. 거기의 그 심연을 어떻게 돌파할 것인가가 제 삶의 과제인 것 같기도 합니다. 그 너머에 뭐가 있을까요? 슬픔의 끝에 또 슬픔이 있을지 뭐가 있을지는 가봐야 알겠지만요. 비장한 작업들도 있었고, 비통한 작업도 있었지요. 역설의 모순 위에 있던 작업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거의 모두가 해운대의 건물들을 보면서 느꼈던 감정들이었습니다. 여기에서 나는 어떻게 살아낼 것인가. 선생님과 선생님과 함께 하신 분들과의 대화는 맛이 짝짝 붙었습니다. 저는 인터넷에 제 사진을 당분간 남기진 않을 예정입니다. 블로그도 폐쇄를 시켰지요. 혹 오시는 분이 있다 하여서요. 그냥 찍는 것으로 즐거움을 삼을까 합니다. 혼자 즐거움만 찾는 시간이 짧으면 내일 끝나고 다시 뭔가를 보여주고 싶어서 안달이 날지, 길게는 어찌될지는 모르겠습니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사진과 애인을 벗삼아서 이 시절을 그럭저럭 맛나게 지내볼 요량입니다. 그런데 이 밤이 계속 이 땅을 쓸어서 점점 빨려들어가게 합니다. 사람들이 발자국도 없고, 빛도 없이, 서로의 걸음 소리에 의존하며 걷던 밤을 생각합니다. 멀어지면, 더 바짝 다가서고, 너무 바짝 다가서서 부딪칠 것 같으면 속도를 멈추면서 그렇게 보냈던 예전 한 자락을 떠올리면서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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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서기
2009-01-24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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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선님에게. 그날 끝내 자리를 함께 하지 못해 참 아쉬웠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날 참 오랜만에 사람다운 사람의 눈을 보았습니다. 십 수년전 고시원 골방에서 줄담배를 피우던 상현이를 처음 보았을 때 기억이 나더군요. 송도의 어느 골목에서 여관을 한다는 제 부모에게 갚음이라도 하듯 공부를 하며 대한민국 최고 대학의 법학과가 목표라는 녀석에게서, 그 녀석의 몸에서 저는 물씬한 피냄새를 맡았습니다. 그래서 제가 그랬죠. 니는 왜 그래 온 몸에서 피냄새가 나냐고. (그 뒤 상현이가 제 꿈을 이룬 것은 괄호 안에 닫아두겠습니다.) 님을 처음 보던 그날 상현이의 모습과 님의 모습이 어쩔 수 없이 오버랩 됨을 저는 느꼈습니다. 종류는 달랐지만 같은 질량의 피냄새, 그래 그건 분명 피냄새 였습니다. 무언가를 향해 있는 날 선 사람의 눈이었죠. 어쩌면 제가 그 기에 눌려 애써 님을 피했는지도 모르죠. 님의 이후 사진작업이 몹시 기다려집니다. 그 흥분은 제 몫이겠죠. 명절 잘 보내십시오. 그날 함께 하지 못했던 아쉬움을 이렇게라도 달래봅니다. 흠 없이 받아주십시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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