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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작품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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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2 ”
 범내골 안쪽의 어떤 곳을 한참을 걷다가 편하게 보이는 걸상이 있어서 앉았다. 내친김에 신발도 벗어서 바람을 쐰다. 앗.....빛을 받은 나의 왼쪽 양말의 한가운데가 구멍이 나있다.... 비죽이 나온 반달같은 내 발가락 하나....내 몸의 일부였지만 정말 오랜만에 한참을 들여다 본다... 아...나도 발가락이 있었구나.. 수없이 비벼댔을 양말과의 마찰을 생각한다. 참을 수 없는 한순간 마찰은 파열한다. 그러나 또다른 갑피를 만난다...등산화.... 그 신발도 땅과의 수없는 마찰로 이리저리 파열되어있다. 완전한 해방을 내 발가락은 원하는가... 보는 김에 사진도 하나 찍어둔다.. 며칠간 55미리 마이크로 렌즈 하나로만 촬영을 한다. 이십여년 전 렌즈라 정말 불편하기 짝이 없지만 그것만큼 확실한 화질을 준다. 수동이라 믿음직스럽고 그래서 참 고마운 렌즈다. 최신의 수백만원짜리보다 더 좋은것 같다. 천천히,,,그리고 흔들림없이 확실하게 잡고 숨을 멈추고 셔터 누른다. 사흘동안 천삼백컷 정도 눌렀다. 쓸만한것은 수십컷 정도 ......... 가벼운 장비로 게릴라처럼 이 도시에서 나는 준동한다. 이곳은 전쟁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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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나
2011-04-05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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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안녕하세요 울산에 용석록이라고 합니다. 어제도 여기 한참 머물렀었는데 오늘 다시 이 글에 와서 멈추었습니다. - 완전한 해방을 내 발가락은 원하는가 흔들림없이 확실하게 숨을 멈추고 이 도시에서 나는 준동한다 이곳은 전쟁터다 - 저는 현실과 일상사에 부딪침이 많은 날들입니다. 내가 궁극적으로 원하는 건 무언가 내가 걸어온 길을 발바닥은 기억하고 밤에는 가끔 발바닥을 들여다 보기도 하는데 나아갈 길이 아직도 분명치 않으니 안개도 아닌 것이 보일 듯 잡히지 않는... 시와 사진과 삶에 대해... 박영근 시인의 시집, <저 꽃이 불편하다>를 봄날 읽고 있습니다. 지상에 방 한 칸 가지지 않았던 시인 공장에서 일하며 셋방에 살았던 시인 또한 그렇게 살았으되 시를 쓰지도 사진도 찍지 않고 죽은 많은 사람들 어째서 나는 봉하에는 갔으되 용산에는 가지 않았던가 보이지 않는 내 안의 것이 진짜 내모습인지 지키려고 하는 안간힘이 내모습인지 그래서 사진도 시도 하나도 되고 있지 않는 날들입니다 괜히 여기와서 혼잣말처럼 넋두리 부려 놓습니다 선생님 뵈면, 이야기로 만나면 어떤 이야기들을 하실지 궁금하기도 하면서.... 건강하시길요... 언젠가는 다시 뵐 날이 있으리라 여기면서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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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섭
2011-04-06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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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지를 몇개나 지나 올려져 있는 글을 쉽지 않게 발견했습니다. 오가는 분 몇 분 있지만 이렇게 글 올리는 분이 없어서이기도 하지요. 다들 사는 것이 바쁘고 힘든 모양이지요.. 주눅들지 맙시다. 저도 사실 따지고 보면 역사의 중심부에 있지는 않지요. 하지만 무엇이 중심이냐고 누군가가 물어보면 정확하게 대답할 자신이 없습니다. 그저 발붙이고 살고 있는 이곳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할 따름입니다. 어찌보면 봉하도 용산도 나의 중심은 아닙니다. 나를 구성하고 고민하게 만드는 중요한 요소이긴 하지만 내 우주의 중심은 이 곳 그리고 내 사진의 세계이지요. 많은 논쟁의 빌미가 되긴 하겠지만 너무 깊이 따지지 않는것이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 시간에 저는 제 사진 하나 더 만나고 내 눈으로 본 현상과 사물들을 옮겨오는 것이 더 소중하다고 생각할 따름입니다. 시인은 시만 쓰고 소설가는 소설만 쓰고 정치가는 정치만하고 군인은 나라만 지키고 학자는 공부만 하고......뭐 이런 융통성 없이 틈들을 헤아리지 말자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 당장, 어떻게 할 수 없는 아픔들을 치유하거나 극복할 순 없겠지요.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박영근 시인이 긴 시간 걸어왔던 발자국들이 사라지지 않고 아직 우리 가슴 속에 살아있는 것처럼 우리는 그저 우리의 발자국의 흔적들을 크면 크게 작으면 작게 또박또박 찍으며 가는 수 밖에 없겠지요.. 오랜만에 글 주시어 반갑고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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