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21
자유게시판
|
|
obok.jpg
“ 逆說, 울산 12경 ”
 逆說, 울산 12경 - 대운산 자락에 스러진 民草 1 대운산 가거든 울산12경 멋진 풍광만 볼 일 아니다 이 산비탈 길, 왜 생겼는지 알아볼 일이다 ‘좌빨’의 멍에를 쓴 채 아직 끝나지 않은 전쟁, *‘보도연맹’ 억울한 주검들의 관이 끌려 내려오면서 생겼다는, 들풀들이 무너지고 산새들이 놀라 피울음 토했다는 그 골짜기 농사지으러 아침밥 잘 먹고 나간 영감 배급 타러 오라 해서 나갔다는 아지매 훈련 통보받고 경찰서 간다던 아부지 *‘철사 줄에 두 손 꽁꽁 묶인 채로’ 17개 구덩이 속으로 빨려 들어 갔다지 2 대복 장백 아파트로 향하는 744번 버스는 삼정리 오복고개 지나칠 수 없다 비마저 흩뿌리는 늦은 밤 그깟 막걸리에 취해 반죽음되어 막차에 실려 오는 길 幻影처럼 가물가물 도라꾸 지나가고 비에 젖어 오돌 오돌 떨고 있는, 검은 눈동자만 선연한 사람들 3 그동안 난 죽은 자들의 자리 가보지 못했다 늘 그리운 어머님에게도 먼저 간 친구의 풀 자리에도, 광주에도 마음에 담아둔다고 이 설움 풀릴까마는 감당할 수 없는 슬픔 견딜 길 없어 되짚어 오복고개 넘어 울산가는 길, 목적지 닿기도 전 덕하장터 국밥집에 엎어져 이젠 막소주 한 사발에 용서 구한다. 보고 싶은 그대들 * 보도연맹: 한국전쟁 와중인 1950년 8월 국군 육군본부 정보국 소속 울산지구 CIC와 경찰에 의해 울산지역 국민보도연맹원 870여명이 집단 총살된 사건. * ‘철사 줄에 두 손 꽁꽁 묶인 채로’ 노래 ‘斷腸의 미아리 고개’ 일부분.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