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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작품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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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희섭의 살(殺)풍경 ”
지난 5월 울산문화예술회관에서 이희섭 친구의 사진전 살(殺)풍경이 개최되었다. 모든 예술세계에 대해 문외한인 나는 사진보다는 친구의 얼굴을 보기위해 울산으로 올라갔다. 전국의 다리 건설 공사현장을 수년간 쫓아다니며 담은 소중한 사진들이 온 벽을 휘감고 있었다. 하늘을 향해 치솟은 교각은 발전해 가고 있는 우리나라를 받들고 있는 것 같았으며, 저 멀리 곧게 뻗은 다리의 상판은 세계를 향해 뻗어가는 역동적인 대한민국의 앞길을 보여주는 것 같은 힘찬 모습이었다.  그런데 이런 다리의 힘찬 모습들이 친구의 눈에는 죽음의 그림자로 비쳤던 모양이다. 몇 년에 걸쳐 전국을 돌면서 정성껏 담아온 혼을 살(殺)풍경이란 죽음의 언어로 사람들에게 바치고 있는 것이다. 친구는 다리에서 연결의 의미를 찾지 못하고 단절의 죽음만을 느꼈던 모양이다.  그리고 전시장의 문패를 살(殺)풍경 이라고 걸어 둔 채 여러 사람을 불러 모아 자신의 느낌을 쏟아내는 모양새로 보아서는 개발의 뒤편에서 숨 가빠하는 자연의 거친 숨소리를 우리 사회에 전해 보고자 함 같았다. 뿐만 아니라 살풍경은 모든 분야에서 연결과 화합보다는 단절과 분열에 길들여진 우리 사회를 향한 인공호흡의 장처럼 느껴졌다. 한 바퀴, 두 바퀴... 돌고 또 돌며 우리의 단절된 모습들을 교각 사이에 조영해 보았다.  산과 산을 연결해 주기 위해 건설되는 다리 강으로 끊겨버린 땅과 땅을 연결해 주기 위해 세워지는 다리 이 동네와 저 동네를 연결해 주기 위해 세워지는 다리 더 깊은 자연 속으로 인간의 발걸음이 다다를 수 있도록 연결해 주기위한 다리 이 연결의 의미를 띄고 있는 삶의 다리를 희섭이는 단절의 의미를 담고 있는 죽음의 다리로 본 것이다. 옛날 마을 어귀 개울에 놓여있던 징검다리도 죽음으로 해석될 수 있었을까? 조그마한 계곡을 건너기 위해 양쪽으로 걸쳐 놓은 작은 외나무다리도 연결이 아닌 단절의 의미로 해석될 수 있었을까? 신과 인간을 연결해 주려 왔다 힘없이 쓰러져 갔던 작은 예수의 모습에서 단절의 의미를 읽을 수 있었을까? 징검다리가 아닌 높은 교각에서 단절의 죽음만을 읽었듯이 다락방이 아닌 높아만 가는 교회의 종탑에서 단절의 아픔만을 느끼는 교인들이 얼마나 많을까? 희섭이는 연결이라는 이름으로 벌어지고 있는 우리 사회의 모든 조직적인 살인의 현장을 증언하고 있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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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섭
2005-07-07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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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의 이름이 보이길래 후다닥 들어가보았더니 작고 짧은 글이 아니라 크고 긴 글이 들어있네요 게다가 정성스럽게 제 사진들을 편집하여 글이 전개되는 것이 마치 영화보는 느낌입니다. 봉길횟집의 꼬랑치회보다 더 존득존득한 글이 정말 좋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러하지만 사진찍는 저에게는 이런 관심과 애정이 정말 큰 힘이 된답니다. 어제 아픈 몸으로 전시장의 사진을 접어들고 들어오면서 다음 작업을 위한 필름을 마지막 돈으로 다 샀습니다. "자 또 시작이다" 이런 속말을 하면서 말입니다. 따뜻하고 편안한 둥지를 까부수고 짓쳐나가는 장산곷 매가 문득 생각이 나더군요 자! 또 시작합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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