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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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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2) ”
은행잎이 떨어져 노란 융단처럼 펼쳐진 길에서 가진것 아낌없이 다 내주고 엄혹한 겨울을 맞이하는 요즘의 나무들을 보는 것은 쓸쓸한 일 입니다 쓸쓸하다는 것은 혼자라는 사실을 절감하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라는 얘기는 사람과 사람이 관계를 가지며 살아가는 동물이라는 다른 표현일 것 입니다 배반할 수 없는 숙명적 관계라는 자식과의 연결도 있고 멀거나 혹은 가깝거나 애증으로 애매한 부부, 형제와의 관계도 있고 걸릴것 없는 비교적 약한 고리의 직장,모임,학교등에서 만난 사람들의 끈들도 있습니다 사람은 사람과 관계를 맺으며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존재라 하더라도 사람으로 인해 상처받고,분노하고,절망하며 또 다르게 위로받고 기쁨을 얻기도 하는 모순의 아이러니가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의 일상적 모습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람처럼 추한 것이 없고, 사람처럼 독한 것이 없고, 사람처럼 불쌍한 것이 없더라도 사람처럼 예쁜 것도 없다고 느낄때가 있습니다 어느날 TV에서 우리 전통한옥의 집짓기 프로을 보다가 한옥의 집짓기와 인간관계가 유사점이 많다는 엉뚱한(?)한 생각을 했습니다 아시다시피 한옥 집짓기에서 목재들과의 결합에는 못을 사용하지 않고 끼워 맞추기를 합니다 끼워 맞추기란 독립된 나무에 서로 홈을 파서 아귀를 맞추는 공법이지요 사랑은 상대의 단점까지 포옹한다는 유행가 가사같은 말도 있지만 홈을 판다는 것는 서로의 흠을 이해하고, 인정하고, 사랑한다는 것이 아닐런지. 이렇게 홈을 파는 것도 언제나 차별없이 균등하지는 않습니다 넓이가 있고 덩치가 큰 나무와 가늘고 초라한 나무와의 끼워 맞추기에는 덩치가 있는 놈에게만 홈을 깊게 파고 가는놈은 원형 그대로 끼워 맞추어야 전체가 튼튼하게 됩니다 때로 상대방이 외롭고 쓸쓸하고,상처받아 가늘고 초라해 졌을때는 자신을 더 깊게 파서 그 쓰리고 아린 부분을 감싸주라는 지침은 아닐런지. 현대의 집짓기는 시멘트를 기초해서 단시간에 굳히고 그 위에 다시 철근과 세면으로 연결하는 어찌보면 강압적이고 손톱 만큼의 여유도 없는 무식한 만남의 형태 입니다만 끼워 맞추기는 너무 헐겁지도 너무 빡빡하지도 않게 조심스럽고 세밀한 조율이 필요합니다 마치 우리의 인간관계가 그러해야 하듯이. 이렇게 완성된 집은 그것으로 완결된 것은 아닙니다 뜨거운 햇살에 몸이 바짝바짝 타는 날과, 하염없이 빗줄기에 젖는 날과 눈의 무게에 숨이 차 오르는 날과, 태풍같은 무서운 흔들림의 날 들을 지내고 나서야 미진 했을지도 모를 끼워 맞춘부분들이 비로소 견고하고 아름답게 결합됩니다 시간의 세례가 필요한 것 이지요 우리 사람과 사람의 관계도 계절의 온도 변화에 의한 팽창과 수축 폭풍우같은 흔들림을 견디고 나서야 자리를 잡는 시간의 세례가 필요한게 아닐런지. 아싸!!! 도종한의 "가을 오후 " 중에서 한 귀절로 마무리 합니다 " 쓸쓸해지면 마음이 선해진다는 걸 나도 알고 가을도 알고 있었다 늦은 가을 오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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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인
2010-11-15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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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르바 선생님, <때로는 친구처럼, 때로는 남남처럼> 살고 싶었는데 올해는 남남처럼만 살았네요. 쪼끔 미안합니다. 스산한 슬픔, 그리고 외로움과 쓸쓸함이 어디서인지는 모르지만 내 마음에 번지고 물들어 어지간히 지우려 발버둥쳐도 소용이 없네요. 견디기 힘드네요. 그래도 목에 숨이 들낙거리는 한... 살아 남을테지요. 사랑, ?... 저, 해본 바 없어 모르기도하고 그래서 용감하게도 믿지를 않습니다. 조르바 선생님, 저의 좁은 속뜰을 거닐게 해주는 말씀 고맙습니다. 오늘은 달별이 <부용산>들려주어 그냥 울었고, 선생님 말씀듣고 또 울면서 혜강의 <광릉산>들으면서 지랄같이 또 아아앙- 웁니다. 비창한 가실 아침이지만 복된 시간입니다. 건강, 챙기시야 뎁니데이. 두 손 모아, 막인 모심. 잘잘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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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섭
2010-11-16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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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움과 빗줄기와 흔들림을 다 겪었던것 같은데 아직도 제 시간은 어느 한 곳에 닻을 내린 채 어느 한 시간을 축으로 하여 당최 움직일줄을 모릅니다. 사궤물림의 다른 한쪽이 너무 크거나 내가 너무 좁거나 하지 않은가 하여 형 글을 보고 이런저런 생각을 합니다. 아직 시간의 세례는 나에게 오질 않고 있나봐요. 그래도 들끓는 노란 단풍잎의 길을 가다보면 정지된 시간의 기억 그곳에서 숨죽이고 바라보는 아름다움 하나를 기억합니다. 아름다와서 참 힘든시간입니다. 막인 형... 한참을 헐떡거리면서 금정산 어느 자락을 페달을 밟으며 올라가고 있을때 전화로 들려주신 보내는 가을의 헌사를 고맙게 들었습니다. 마침 찬 바람이 달궈진 내 몸을 식혀 주었고 형의 노래 한자락이 내 영혼을 식혀주었지요. 덕산의 대숲 속 바람이 이곳까지 온듯했답니다. 올 겨울에는 아무래도 은현리 품으로 다시 돌아갈듯해요. 추수 끝난 들판에 까마귀떼 한참 욱욱거리겠지요...지금... 두 분 형... 길게... 건강하셔야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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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인
2010-11-16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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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레보다 못한 놈 이해해주시어 고마워요. 정말... 거짓말 많이 하다보니, 그도 피곤해요. 또 울고 싶다. 잘잘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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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르바
2010-11-16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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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섭 '아름다와서 참 힘든 시간'이란 말 몇 구비 돌아서 나온 심사인지 가늠하는 것 조차 힘들고 아프다 막인형 대충 누군지 알겠네요 줄일 수 있을 최대한으로 욕망을 줄이면 형의 슬픔도 누그러 지려나하는 건방진 생각을 했습니다 죄송 이X정, 이X재,박X미,김X홍,유X규, ...... 이사람들은 우째 이 지랄같은 늦가을을 잘 견디고 있는감 ㅋㅋ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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