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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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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1) ”
"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 라는 시구절이 절로 생각나는 일요일 가을 날씨 입니다 아침에 빨래 널러 갔다가 옥상에서 만난 하늘은 참 말쑥 합디다 한번도 만난적이 없는 사람을 혼자 삐처서 외면하고 시간이 어느정도 흘러 너그러워(?)져 다시 보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소설가 "박완서"씨가 그랬습니다 아마 조선일보 주최 동인문학상을 "황석영"이 거부하는 씨끌벅적 논란의 시점에 박완서의 어떤 발언 때문 이었는데 구체적인 말은 생각나지 않지만 작가로써, 또는 지식인으로 어떻게 저런 인식을 할 수 있는지 하고 분노(괜히 혼자)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 좋아했던 소설가 였는데. 시간의 주름이라는 세월이 흘러 이런 생각도 바래져가고 그의 산문집이 새로 나와 구입했습니다 "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 " 요즘 책을 고를때 나이가 익숙한 사람의 글들을 선호하는 경향이 농후한데 그것은 자신이 늙어가면서 어쩔수 없이 마주하게 되는 막막함이나 쓸쓸함 허무에 대해 저들은 어떻게 저 강을 건너고 있을까 하는 궁금함과 위로 받고 싶은 심정 혹은 잘 늙는 지혜라도 구할까 해서가 아닌가 싶네요 80 이라는 세월을 살아온 소설가의 잔잔한 내면 풍경속으로 들어가 봅시다 20세때 전쟁이라는 끔찍하고 참혹한 시절을 경험한 그의 심정 " 스무 살에 성장을 멈춘 영혼이다 80을 코앞에 둔 늙은이다 그 두 개의 나를 합치니 스무 살에 성장을 멈춘 푸른 영혼이 80년 된 고옥에 들어앉아 조용히 붕괴의 날만 기다리는 형국이 된다 다만 그 붕괴가 조용하고 완벽하기만 빌 뿐이다 " 고향을 그리워하면서 쓴 귀절입니다 " 계절은 어느 계절이어도 상관없지만 때는 일몰 무렵이면 참 좋겠다 내 주름살의 깊은 골짜기로 신산함 대신 우수가 흐르고 달라지고 퇴락한 사물들을 잔인하게 드러내던 광채가 사라지면서 사물과 부드럽게 화해하는 시간 나도 내 인생의 허무와 다소곶이 화해하고 싶다 내 기억 속의 모든 것들이 허무하게 사라져버렸다 해도 어느 조촐한 툇마루 깨끗하게 늙은 노인의 얼굴에서 내 어릴 적 동무들의 이름을 되살려낼 수 있으면 나는 족하다 " 일몰을 사물과 부드럽게 화해하는 시간 이라네요 하 참 매력있는 문장 입니다 희섭이가 태백산맥에 나오는 말 이라며 " 불효"의 시간이란걸 얘기 했는데 "불효"는 사물과 어떤 시간 일까요? 불안 불온 혹은 설레이는 시간일까요? 김 훈의 남한산성을 읽은 촌평입니다 "김 훈의 인정머리라고는 손톱만큼도 없이 냉정한 단문이 날이 선 얼음조각처럼 내 살갗을 저미는것 같았다" 저도 그런 편인데 " 남의 책에 밑줄을 절대로 안치는 버릇부터 고쳐볼 생각이다 내 정신상태 내지는 지적 수준을 남이 넘겨짚을까 봐 전전긍긍하는 것도 일종의 잘 난 척 치사한 허영심 더 정확하게 말하면 자폐증 " 뜨끔했습니다 저 한테 하는 얘기 같아서. 책장을 정리하면서 이런 멘트도 날리네요 " 단독주택으로 이사하면서 서재는 아파트보다 별로 넓히지 못했어도 지하에 서고를 하나 마련했다 비로소 책을 헐렁하게 꽂을 수 있었다 여기저기에 여유롭게 삐닥하게 서 있는 책을 보니 그렇게 기분 좋을 수가 없었다 내가 책이 된 것처럼 숨통이 트였다 거의 대부분의 책들은 삐닥한 생각을 담고 있으니 삐닥하게 서 있어야 마땅하다는 걸 왜 이제야 알았을까?" 책은 삐닥한 생각을 담고 있어 삐닥하게 서 있어야 한다네요 이거야 참. 적다본께 쪼매 길어졌습니다 이 집 주인은 새 사진 올리지도 않고 그래서 인지 이 방도 설렁한게 꼭 요즘(11월) 풍경 같습니다 해서 이곳이 뜨끈뜨끈 해 질때 꺼지 저라도 개발새발 열심히(?) 올릴 예정이니 너무 자주 얼굴 내 민다고 타박 마시길. 뜨금없이 와 이순간에 이 시귀절이 생각날까 띠바 꽃이 지는건 쉬워도 잊는건 한참이더군 영영 한참이더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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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섭
2010-11-07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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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를 뵙고 오는 길입니다. 거동이 편하지 않아보여 찌르르한 아픔이 갈빗대 옆살을 훑고 지나가더군요. 대문 나와 맞은 편 담에 주루루하게 핀 보라색 국화가 다시 눈을 훑어냈습니다. 형이 주머니에 찔러준 차비로 택시타고 참 편하게 집에 들어왔습니다. 전철을 타면 걸어올라오면서 싸한 가을 바람 한줄기 맞는것도 좋지만 문앞까지 몸뚱아리를 정확하게 갖다주는 택시 또한 잠시의 혼자만의 공간을 주어서 괜찮았습니다. 쓸쓸한 이 방에 가을 글 올려주셔서 고맙습니다. 얼마나 이 방을 비워둘지는 아직 저도 가늠이 되질 않습니다. 뭐....가을 겨울 지나 봄 정도 되면 이런저런 가슴속 힘이 좀 생기지 않을까도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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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르바
2010-11-07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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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 요리도 좀 할 줄 알고 청소도 잘합니다 아시다시피 보일러는 거의 기술자 수준 아닌가요 이따금 청소나 하면서 너무 냉랭하지 않게 난방을 하며 기다리지요 뭐 50넘은 나이에 하고 싶은대로 하고 살아도 되지 않겠습니까 가출을 하던지 돌아오던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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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인
2010-11-09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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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쪼끔 나올라하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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