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21
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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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름이 오다 ”
저번 주말에 서울로 보냈던 슬라이드 필름이 현상되어 어제 왔고 오늘 새벽에 그 필름을 불판위에 올려놓고 한참을 들여다 보았다. 모두 육십세장. 우리가 만나는 공구리들이 그곳에 있고 가로세로 사인치와 오인치 사이의 틈에서 축소되어있다. 하지만 그것들은 세상에서 지독히 강고한 힘으로 우리를 규정하고 우리의 맘몬이 되어있음을 잊어서는 안된다. 그들은 경배의 대상이다. 눈으로 본것과 색들이 틀려서 심사가 뒤꼬인다. 아무래도 노출측정이 제대로 안되고 있는 모양이다. 아직도 색과 빛을 통제하지 못하다니... 끌끌... 필름에는 찍은 과정이 하나도 드러나지 않는다. 그것이 사진의 미덕이다. 그것까지 보인다면 나는 얼마나 초라해 지는가... 모두 스무장의 슬라이드필름과 무려 오십장의 흑백필름이 남아있다. 딱 그만큼의 숫자만큼 공구리를 가둘 수 있는 기회이다. 가두고 또 가둘일이다. 그 다음에는 내 숨통을 가둘 일이다. 한여름밤의 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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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화
2011-07-23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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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공구리 하나님께 기도 올립니다. 공구리답게 공구리를 경배하는 사람들을 공구리를 하시길... 이번 평창공구리를 모시게 된 그들에게 제발 공구리의 역할을 제대로 하시기를 기도하고 원합니다. 저를 제물로 필요하시다면 저도요. 참고로 저는 야소교도, 석노도도 아닙니다. 하해 선생님, 오랫만입니다. 목소리만 들었습니다. 그런데 제 생각에는 공구리는 가둘 수 없습니다. 더구나 하해 선생님의 숨통을 가두는 것은 당치않습니다. 숨통은 두어야합니다. 잘잘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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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섭
2011-07-24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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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에 공구리라는 마을이 있다는것을 처음 알았습니다.^^ 그 마을 이장이 박철근 이라지요? ㅎㅎ 썰렁합니다.. 제가 사진을 찍던 첫 시절에는 내 사진들이 어떤 힘을 가지고 변화를 일으킬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곧 그것은 너무 넘치는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고 내 사진이 그런 변화의 한 작은 시발이 되기를 바랬습니다... 그것 또한 너무나 큰 욕심이었다는것을 또 깨달았습니다. 지금은 내가 밥먹고 똥누고 하는것과 사진찍는 일이 똑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내 사진이 우리 삶의 어떤 영역에 영향을 주거나 바꿀 수 있다는 그런 생각은 이젠 추호도 하질 않습니다. 그저 오늘도 몸 아프지 않고 다치지 않고 사진 몇 장 건지고 그래서 그걸 가지고 혼자서 희희 하며 지내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그리고 어디서 필름 몇 장 구해서 내일을 지낼 수 있을것인가를 걱정하며 꼼수 둘 생각만 하면서 밤을 지냅니다... 사진을 통한 변화라뇨...그저 눈 앞에 보이는 것들에 주석을 달기도 급급하고 해석해 내기도 버거울 따름입니다. 다만 오랫동안 사각의 틀로 세상을 봐왔기에 사각의 틈으로 보이는 것들만 하루살이처럼 새겨넣을 따름입니다.. 그래서 공구리는 도저히 제가 넘을 수 없는 지경이며 다만 내 눈에 보이는 공구리를 그저 베껴내듯이 내 필름위에 옮겨 적을 따름입니다. 그것이 어떤 작용을 한다거나 힘을 키운다거나 하는 생각은 없습니다. 그러나 그것들이 내 눈에 지속적으로 보이는 것을 애써 외면할 수도 없는 것이 내 운명인가봅니다.. 형의 제 사진일에 대한 걱정은 잘 알고 있습니다. 공구리는 공구리대로 가지만 저 또한 저대로 가야할 일들이 있지요. 그저 천천히 몸 가는대로 갈 뿐입니다. 이제 정말 많은것을 놓고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더운 날 따가운 햇빛에 몸을 놓고 파인더 들여다 보는 맛이 이젠 제법 익어옵니다... 늘 건강하셔야 합니다. 형. 참고로 저도 야소교도 아니고 백백교도 아닙니다...ㅋ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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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화
2011-07-24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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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오늘도 몸 아프지 않고 다치지 않고 사진 몇 장 건지고 그래서 그걸 가지고 희희하며 지내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이 구절을 새겨 읽으며 눈두덩이 뜨거워졌습니다. <그저 천천히 몸 가는대로 갈 뿐입니다>에서는 어쩔 수 없이 마당에 나가고 말았습니다. 그래요. 하해, 하해답게 살아갑시다. 잘잘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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