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21
자유게시판
|
|
“ 신년객담(1) ”
이 나이(?)에 외국 유명학자의 이름을 모른다해서 삶에 어떤 주름이 있을 것 같지는 않지만 왠지 찜찜한게 유쾌하지는 않습니다 최근 그냥 신문에 난 서평과 yes24 출판사 리뷰를 살펴보고 책을 한 권 선택 했습니다 읽어보니 저의 알팍한 지식이 들통날 정도로 깊이도 있고 재미도 있었는데 요즘 읽은책 2권에서 동시에 이 양반을 언급하네요 그렇게 유명한 사람이었나 좀 쪽팔리기 시작 했습니다 뭐라고 해야하나 옆에서는 프랑스산 포도주를 품평하고 있는데 저는 값싼(?) 막걸리나 감별하고 있었다고나 할까요 포도주와 막걸리의 우위를 논하는 것은 아니라 할지라도 " 모스코바의 택시 운전사 " 보다야 " 파리의 택시 운전사 "가 근사하고 있어 보이지 않습니까 옹졸한 반발을 하자면 고상한 것 안에는 저급한 것이 그림자 같은 존재로 숨어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ㅎㅎㅎ 아 이쯤해서 저의 무식을 여지없이 까발긴 그 양반의 존함은 테리 이글턴(Terry Eaglton) 입니다 1943년이니 올해로 칠십 영국의 문학 문화 평론가 우리나라에 번역된 책도 꽤 있는 편 입니다 저가 읽었던 책의 제목과 내용은 너무 섹시(?)한 관계로 일단 생략 하겠습니다 언급된 두권의 책은 김명인의 " 내면 산책자의 시간 " 과 강상중의 " 살아야 하는 이유 " 입니다 작년 대선이 끝나고의 느낌은 점잖게 표현해서 " 허기짐" 이었습니다 많이 먹은 것 같은데 돌아서면 채워지지 않는 미진함이 남아있는 허기짐 그 허기를 메꾸어줄 뭔가가 필요했는데 좋아하는 술이야 이제 체력적 한계를 실감했고 책하고 영화에 꽤 열심 이었습니다 그 허기가 해소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애인도 없는 주제에 달리 도리가 없었습니다 " 내면 산책자의 시간 " 김명인의 런던일기란 부제가 달린 책은 대학교수 안식년에 영국에서 지낸 6개월 동안의 일기를 엮은 것 입니다 58년 개띠이니 이방 주인 이희섭씨와 동갑이네요 오십 중반쯤 되었으니 나름 치열하게 고민하고 살아왔던 사람이라면 퇴적된게 있을 것이고 그 발효의 향기가 아름답고 진합니다 음악에 대한 감식에 많은 분량을 활애하고 있지만 그외 몇 귀절은 소개합니다 " 궁극의 영역에서 예술은 가장 아름다울 때 가장 정치적이고 가장 정치적일 때 가장 아름답다 동시대 최고의 아름다움은 동시대의 관습과 이데올로기와 충돌하게 마련인 것이고 그것이 예술인 한 최고의 정치성은 미적 충격을 통과하지 않고서는 구현되지 않는 법이다 나는 이런 점에서 미학을 정치화 하고 정치를 미학화할 수 있기를 갈망해 왔다 " " 어떻게 보면 인류는 이 괴물 같은 근대를 낳기 위해 그 시기에 이미 인간의 모든 가능성을 다 탕진해 버린 것인지도 모른다 18, 19세기의 창조적인 인간들에 비교하면 20세기의 인간들은 자신들이 만든 덫에 걸려 온갖 참화에 허덕이다 갔고, 21세기의 인간들은 이제 그 설거지나 하면서 사멸해 갈 운명처럼 보인다 " " 모던도 다를 바 없다 모던도 미증류의 상실과 해체이자 무한정한 가능성이었다 포스트모던은 모던에 지친 자들의 말놀음일 뿐 우리는 여전히 모던이다 " " 봄과 여름은 생성과 생명의 계절이고 가을과 겨울은 소멸과 죽음의 계절이다 약동하는 가만히 두어도 꿈틀거리는 생명은 굳이 긴장할 필요도 없다 그냥 생명 그 자체가 요구하는 대로 해도 늘 건강하고 힘차고 올바르다 하지만 소멸하는, 죽음과 가까와지는 생명은 긴장하지 않으면 시나브로 꺼져 버리고 늘 뒤틀려 있기 쉽다 그렇게 보면 감성과 도취는 본디 생명의 것이고, 이성과 각성은 오히려 죽음의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 " 자본주의를 민주화하라! 그것은 형용모순이다. 근본적으로 자본주의는 민주주의와 양립할 수 없다 .... (중략) 그렇게 모순을 실천하는 것, 그것이 바로 혁명이다 " " 실천적 인테리가 실천의 동력과 방법을 잃으면 관조적 래디컬이 되고 관조적 래디컬이 래디컬한 관점을 잃으면 그저 세상이 마음에 안 드는 나르시시스트에 불과한 댄디가 되고 댄디가 타락한 세상에 대한 최소한의 거리감을 잃으면 속물이 되는 것이다 그 경계를 넘는 것은 의외로 한 순간이다 " " 사치스러운 이야기 같지만 사람에겐 가끔 격별과 유적의 시간이 필요하다 " 이야기가 너무 길어져서 오늘은 이만 하겠습니다 설휴가 좋긴 좋네요 이렇게 몇 자 꺼적거릴 여유도 생기니 하급 양아치같은 저가 오늘은 너무 진지한 얘기를 한 것 같아 좀 거시기 합니다 새해에는 헛된 희망이야 접어 두시더라도 마음의 평온을 얻어시기를 여기를 방문하는 모든 분께 !! 꼴리면 연거푸 들어올지도 모릅니다 |
| 
|
조용원
2013-02-12 10:23
|
조르바 형님 반갑습니다. 모처럼 홈피에 새글이 올라오니 이희섭의 photo21이 살아나는 것 같습니다. 새해에도 건강 하십시오. |
|
|
|
조르바
2013-02-12 20:45
|
조용원씨 정말 오랜만 이네요 거저 지나가는 말이 아닌 가까운 시일에 소주 한 잔 합시다 살아난다는 응원에 고무되어 2편 올립니다 새해에는 건강 평온 하십시요 |
|
|
|
|
조용원
2013-02-13 08:47
|
그렇게 하입시다. 조만간 박실장을 통해서 연락 드리겠습니다.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