햐아, 호남 재벌, 공재 윤두서의 초상화가 퍼뜩 떠오르는데
자세히 보니 너무 다르네.
공재는 유리같이 차겁고, 갈퀴세운 사자같고, 사람을 노려보고, 완벽하고...
하해는 국밥같이 뜨겁고, 겁먹은 송아지같고, 세상을 보려하고, 허술하고...
제 느낌입니다. 괘념치 마소서.
그예 가을이 갔습니다. 야윈 들판의 흔적을 남기고... 텃새도 몇 마리...
징하기도 했지만 이렁저렁 술둠벙을 용캐도 건너왔습니다.
요사이 축담에 앉아 묘공과 함께 해바라기를 하니 히물히물 웃음이 터집니다.
그냥 좋습니다.
행복을 미루어두지 말고 즐기소서. 잘잘히...
이희섭
2011-11-21 12:05
몸 그리고 맘
모두 어떠신지요.
일부러도 아닌데 속절없이 두 계절동안 형을 만나지 못했습니다.
술둠벙 돌아오시느라 정말 고생하셨습니다.
가실 마친 들판 함께 걷고 싶습니다...형.
한심거사
2011-11-21 21:36
정 시인님 말씀처럼 얼핏 윤두서의 초상과 오버랩이 됩니다.
윤두서의 초상에는 귀를 일부러 잘 안나오게 그렸다는데,
하해 선생님은 아예 귀를 잘라내셨네요...
이런 소리, 저런 소리, 요란한 소리,,, 시끄러운 세상소리.
안 보고, 안 듣는게 상책!
그래서 고흐도 귀를 잘라버렸다는 뒷담화...
정 시인님, 부산에서 한심 인사드립니다.~
뵌지 한참 되었네요. 빠른 시간내 뵙기를 기대해 봅니다.
이희섭
2011-11-22 18:36
핍진과 정교, 기개 이런 것들이 공재의 힘인데
그곳에 저를 빗대니 몸가누기가 힘듭니다...
그래도 "허술하고"에 방점을 둡니다.
한심거사님...이곳에서 만나게 되니 반갑습니다.
귀는 없어도 세상소리 더 잘들리니 참 난감한 일입니다^^
강 보러 갈때 설핏 한번 들르겠습니다...
막인
2011-11-23 11:25
한심거사 님, 강냉이 빛깔의 햇살이 내 있는 거실에 햇솜처럼 풀어져 저를 감싸고 있는 아침입니다. 기분이 참 좋습니다. 반갑습니다. 많은 시간이 흘러갔뿌맀네요. 어쩝니까? 가고 오는 세월을...
언젠가 이런 글을 언젠가 쓴 적이 있었지요.
< 너, 나보고 싶다고, 보고 싶어 죽겠다고.. 그래서 지난 해 겨울 초입에 이 추위 가기전에 놀러 한번 오겠다고 했지. 세월은 흘러 어느새 봄이 왔지. 매화진지 오래 되었고 능소화 지는 초여름이 되어도 너는 소식이 없었지. 나 또한 너 없어도, 오지 않아도 잘 살겠지, 그래 아무 일 없으니 풍편에 소식 한 점 없겠지. 그렇게 태무심으로 살았지. 그러구러 세월은 잘도 달구름과 함께 흐르더구나.
그래, 그랬지. 또 가을이 되고 이 겨울이 다시 왔네. 쳇, 오늘이 소설이라네. 참, 이게 뭐야. 너 여태 소식도 없고 놀러 정말 안 올끼가? 좀 쓸쓸하네. 그래도 오늘은 따뜻해.견딜만 해. >
그래요. 사는 것이 그렇지요. 저는 옴나위없이 집에 콕 박혀 빈둥빈둥 놀다가 밥만 축내고 있습니다. 때로는 마시면 해닥사그리한 것에 취해 띵까띵까 혼자 춤 추다가 괴성을 지르다가 픽 꼬꾸라져 잠도 시도때도 없이 잡니다.
제 생각에는 이런 내 꼬라지가 자연의 순리에 따라 日老又日老 하며 순명하며 사는게 아닌가 하는데 그마저도 확신은 없습니다.
뒤죽박죽 뭐가 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올해가 다하기 전에 한번 뵐 수 있을거란 기대를 할지, 말지,
생각 가끔하면서 흘러가겠습니다.
건강 챙기시기를 바랍니다. 잘잘히...
“ 333 ”
이 작업들을 오랫동안 붙잡고 있다.
형식도 그렇고 내용도 그렇다.
그렇지만 관둘 수 없다.
아직도 이 환경은 계속되고 있다.
아니 더 심하게 진행된다.
멀쩡한 강을 멀쩡한 삽으로 파고
멀쩡한 식물과 생명들을 멀쩡한 채로 파묻고 있다.
그래서다.
아무 보상없이 오랫동안 해와서 그저 먹먹할 따름이다.
한 스님의 도움으로 한 변호사가 내 작품을 이백만원에 사갔을 따름이다.
기억도 아슴한 여러해 전이다.
그 돈으로 렌즈 하나를 사고 말았다.
누가 묻길래 내 연봉이 삼백이라고 했다.
좌중의 사람들이 모두 웃었다. 썰렁개그인줄 아나보다.
사실은 많이 부풀린것이다. 계산이 잘 안되어서이다.
무엇이 나를 움직이나.
임무인가. 책임인가.
누구 말대로 원형적인간의 보존을 위해서 모범적으로 내 삶을 헌신하고 있는가.
이정도 뻥이라도 세상은 들어주고 있는가 싶어서다.
예술가도 재미있게 작업하고 싶다.
그리고 고귀하고싶다.
교환가치가 없는것을 무한연속으로 생산하고 폐기하는것,...
신자유주의적틀 안에서다.
그래서 존귀하지만 그것역시 그렇지 않은 삶들의 자위용일 수 있다.
그래도 그렇지 딸딸이 비용을 지불하지는 않는다. 단 한푼도.
왜...
교환가치가 없으니까..
photo21
2011년 작품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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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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