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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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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록의 " 시인의 서랍 " ”
살아가면서 미처 몰랐던 단어나 사건이나 사람이 있습니다 "이정록" 시인의 경우도 그러한데 신인도 아니고 알만했을 법도 한것을. 사실 그의 산문집 " 시인의 서랍 "을 살때 함께 구입해야 했던 책들이 좀 무거운 것 같아 물타기(?)용으로 선택했던 것인데(한겨레에서 하도 요란스럽게 선전하기도 했고) 어 은근히 재미 있었습니다 그가 꽤 유명한 사람이란건 김수영,김달진 문학상의 수상경력으로 이미 증명 되었으니 새삼 논란꺼리는 아닌듯 하고 해서 그 몰라 뵌 미안함으로 시집 " 정말 "을 추가로 샀습니다 한번도 만난적도 말을 섞은 적도 없지만 미안함을 이런식 으로라도 풀어야 저 속이 편할것 같아서요 웬 호들갑이냐고 타박하실 분도 계시겠지만 반발하자면 기독교라는 종교를 믿는 분들 " 예수 "라는 사람에 대한 " 미안함 " 때문은 아닌가요 미안함 부끄러움 이런게 사람과 동물울 구분하는 척도라고 생각함다 약하고 찌그러지고 퇴색한 일상에서 모국어의 아름다움을 건져 올리는 수고에 대한 예의이고 이게 문화라고 주장함다 어쩔래 아싸!! 어 이거 옆길로 샐라카네 야튼 덥지만 책속으로 가볍게 산책해 봅시다 " 그늘이 짙으면 노을도 되고 단풍도 되는 거여 사과도 홍시도 다 그늘이 고여서 여무는 거여 뭣도 모르는 것들이 햇살에 익는다고 하지 한 잔 따라봐 너나 나나 그늘 농사뿐이지만 말이여 " " 그늘 " 이란 단어 새삼 매력적 이네요 너무 절망적이거나 야박하지 않고 견딜만한 아픔 같은 여유로움 아 이거 적당할때 한번 써 먹으야지 ㅋㅋㅋ " 거품 북적이며 생의 에움길을 헤매던 경황없는 사이 " 여기서 "에움길"이라 굽은길을 얘기합니다 아! 친절하다 ㅎㅎㅎ " 물끄러미! " 아 저녁 같은 이 말의 촉촉함에 나를 비빈다 내치는 것도 아니고 와락 껴안는 것도 아니다 "물끄러미 "라는 말속에는 적정한 거리가 있다 대상이 녹아서 나에게 스며들 때까지의 묽은 기다림이 있다 째려보는 것도 아니고 쏘아보는 것도 아닌 "넌지시"가 있다 몰아세우고 닦달하는 것이 아니라 안쓰러운 대상에 안쓰러운 나를 보리밥에 열무 김치처럼 비비는 것, 비빔밥 옆 찬물 한 그릇의 눈을, 가슴에 들이는 것! 물끄러미 오래 젖을 것! 풍경에 나를 덧대고, 내 안에 서려온 그늘이나 설움을 오래 문대며 들여다볼 것! " "물끄러미" 란 단어를 강독하는 솜씨 순우리말을 맛깔스럽게 배치하는 재능과 그 호흡 만만치 않는 사유의 내공 과연 시인 이구나 싶지요 그래요 우리도 때때로 마누라나 자식, 혹은 친구를 물끄러미 바라볼 일 이지요 이런 성찰을 금방 잊어버리는 못된 성깔은 어찌할꼬 @#$%^ " 태양이 한 번에 세상을 다 밝힐 수 있다면 매일 아침 떠오르겠는가 " " 사랑의 주소는 자주 바뀌었으나 사랑의 본적은 늘 같은 자리였다 " " 마을이 가까울수록 나무는 흠집이 믾다 " " 구름이 아름다운 건 폐허를 꿈꾸기 때문이다 " " 달은 윙크 한 번 하는 데 한 달이나 걸린다 " " 내 관으로 쓰일 나무가 어디에선가 하늘을 보고있다 " " 혈서는 마침표부터 찍는다 " 아! 진짜 무지 억수로 덥다 마음 내끼면 좀 있다 다시 들어올지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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