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략)
장수선의 사진에서 현시된 천장은 매혹하는 힘이 있으면서도 불쾌감을 주고, 마음을 빼앗기게 하면서도 무서움에 사로잡히게 하는 숭고의 미적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리오타르(Jean-Francois Lyotard)가 숭고를 '재현 불가능한 무엇의 존재를 재현하기'로 말했듯이, 천장은 우리 경험의 한계 너머에 '의지적으로 피할 수를 없는 절대적인 사라짐'과 '지금 그 장소에서 무언가 일어나고 있다'는 암시를 하고 있다. 이때 사진 그 자체로서 천장의 숭고는 상실의 감정을 일으키는 모더니즘적 향수nostalgia로 빠져들게 하지 않으면서도, 지금 여기에서 무언인가가 일어나고 있다는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포스트 모던적 환희jubilation와 긴장감에 결부한다.
(하략)
-김금녀님이 글 쓰다.
그 때, 내가 거기에서 만난 것들
(상략)
사진을 찍으려고 삼각대를 펴고 내 몸을 누일 때마다 버려진 음식물 쓰레기들이 처참한 냄새로 나를 만졌다. 소름이 돋았다. 곰팡이가 벽지에 퍼지는 시커먼 죽음으로 나를 안내했다. 뼈마디가 삭아가는 것처럼 강철에 녹이 슬고, 돈이 되지 않는 것들만이 남아 있었다. 인간의 도구적인 시간대에서 벗어난, 의미 없음의 의미가 시간을 생성하고 있었다. 그랬다. 그것에서 나는 이 세계의 다른 지평에 누워 있었다.
이번에 내놓은 여섯 장의 사진을 찍을 때쯤, 여전히 기억이 생생한데, 하루는 밤 내내 잠을 잘 수 없었다. 덧없고, 허무했다. 내 생은 곰팡이 같았다. 아무 것도 아니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슬펐다. 그래도 나는 계속 찍었다. 집에서 가장 화려한 곳을. 그곳은 우주였다. 비록 모조에다가 부서진 채 붙어 있지만, 가장 화려한 꿈들이 바로크 시대의 그림처럼 펼쳐져 있는 것이었다. 그것의 앞날이 불길하고, 조금 있으면 이 세계에서 영원히 사라질 찌라도, 아름답게 맥박치고 있었으며, 역설적이게도 무시무시하기도 했다. 그런 느낌이 조금이라도 조금이라도 공유되기를 바란다.
-사진 찍는 장수선이 글쓰다.
날짜 시간 장소 프로그램 출연진
10/6(수) 7:00pm 철공장거리 여는마당
릴레이 공연굿판 이봉교와천마(퓨전굿), 김복주(가수), Ex-Nihilo(프랑스 춤), 한창호&김성완&오꾸다마사시(춤/마임/음악),Osmosis(프랑스 춤), 카락뺀빠(티벳, 음악), Celine Bacque(프랑스 춤), 소로퍼포먼스(행위미술)
10/7(목) 8:00pm 춤공장 전막연극초대 <고도> 극단 동숭무대
10/8(금) 8:00pm 춤공장 전막연극초대 <고도> 극단 동숭무대
10/9(토) 6:30pm 철공장거리 릴레이공연 스피릿탱고 아트탱고(춤), 오현경(춤), 팩토리1+1+1(춤), 백호울(춤), 홍경화(춤), M-Note Dance Theater(춤)
8:00pm 철공장거리
및 춤공장 실험음악의 밤
크레이지크레이지! 사토유키에, 이한주, 김성완, 조영민, 라무, 마이클(미국) 외
10/11(월) 6:30 ~
9:00pm 춤공장 작가와 관객과의 대화 기획사진전1<사이-도시경관프로젝트>, 기획사진전2<장수선의 Catacomb>,
비디오아트 거리전시<안정윤의 The hymn of a Republic 외>의 작가-관객과의 대화)
9:00pm 춤공장 물레자유토론
<작가와 관객의 사이> <우리에게 지금, 현대예술이란? 과정으로서의 예술, 상상력!>
10/12(화) 7:00 ~
8:00pm 마린보이 작업실/
오쿠다마사시 작업실 스튜디오공연(마임극) 마린보이의 “나홀로 써커스”>(7시) / <오쿠다마사시의 “달에 내리는 비”>(8시)
- 초대관객에 한 합니다. 홈페이지 배너에서 미리 예약해 주세요!
7:30pm 철공장거리 특별공연(음악) Grego Land(미국)의 인형음악 퍼포먼스
7:00pm ~
10:00pm 춤공장 물레씨네피버
(실험영화중심) 임창재 감독의 장편극 영화 “바람의 노래”, 이원우 감독과 장은주 감독의 실험단편영화들 외
- 밤 10시 : ‘이원우 감독’과의 대화
10/13(수) 7:00 ~
8:00pm 마린보이 작업실/
오쿠다마사시 작업실 스튜디오공연(마임극) <마린보이의 “나홀로 써커스”>(7시) / <오쿠다마사시의 “달에 내리는 비”>(8시)
- 초대관객에 한 합니다. 홈페이지 배너에서 미리 예약해 주세요!
7:00pm ~
10:00pm 춤공장 물레씨네피버
(실험영화중심) 임창재 감독의 장편극 영화 “바람의 노래”, 이원우 감독과 장은주 감독의 실험단편영화들 외
- 밤 10시 : ‘이원우 감독’과의 대화
10/14(목) 8:00pm 춤공장 춤추는 공장
(젊은 춤꾼들의 춤판) 프로젝트 그룹서어, 서선자, 고흥균
10/15(금) 8:00pm 춤공장 춤추는 공장
(젊은 춤꾼들의 춤판) 온앤오프무용단, 김수현, 다이노
10/16(토) 6:30pm 철공장거리 닫는마당
릴레이공연 살판 소월갈비닐하우스(마임극), 유이연(퍼포먼스), 박순호(춤), 강지수(마임), 김경수(춤), 강성국(퍼포먼스), 탱고월드(춤), 정해경(춤), 김소은(춤), 빵(음악)
상설
전시회
10/6~16 1:00 ~10:00pm 레드디자인 3층 기획사진전1 사진 감성 그룹의 <사이-도시경관프로젝트>
레드디자인 3층 기획사진전2 장수선의 < Catacomb >
철공장거리 비디오아트 거리전시 안정윤의 < The hymn of a Republic 외 >
Salon de NOUNOU 오픈스튜디오 전시1 림이토의 < CO-mmunication. Between see & seem >
스튜디오
갤러시솜씨 오픈스튜디오 전시2 솜씨의 < 여섯개의 시선 - 동네한바퀴 >(10.6~12일)
SORO
퍼포먼스
아트센터 오픈스튜디오 전시3 SORO의 <퍼포먼스아트 다큐멘터리展>
SORO
퍼포먼스
아트센터 협력 전시 시각예술가 57인의 <문래아트 아카이브展>
지하철
지하철 2호선 문래역 7번 출구에서 70m → "광명 수산"에서 왼쪽으로 철공소길을 따라 120m → 길 왼편에 기업은행, 신흥상회에서 좌회전 → 전방 10m입구(신흥상회 옆 건물 대주철강, 지하와 3층)
“ 전시회 ”
2010년 9월 3일 저녁
한 작가의 사진 전시장에 수십명의 사람들이 모였다
소박한 장소에 비밀 결사대 단원처럼
인사말에서 작가는 사진에 대해서, 사진으로 표현되는 "미"에 대해
"미'의 역사성과 "미"가 생산되고, 소비되는 사회에 대해
고심의 흔적이 배여있는 말들을 했다 때로 비장하게.
"김민기"의 노래가 듣고 싶을 때가 있다
지나치게 담백해서 귀에 남아있는 다른 가수의 값싼 기교를
정화 시켜주는 듯한 그의 노래는 감동을 강요하지는 않지만
독특한 울림이 있다 사진에서 김민기의 음성을 듣는다
바위, 나무, 풀,- - -
한장 한장의 이미지 보다는 전체적 풍경으로 내개 왔다
"우아한 쓸쓸함"
" 참을수 있을때까지 견더낸 슬픔 "
이런 말장난 같은 단어의 조합들이 머리에서 돌아다녔다
" 귀족적이네 "라는 말을 아무도 모르게 혼자 삼키면서
" 예술 "이 인류 역사에서 주류였던 적이 있었던가
어차피 마이너이고 " 귀족적 "운명이 아닌가 자문하면서
혼자 삼킨 말이 목에 걸렸다
" 불효 "의 시간이란 절망의 그림자가 아직 남아있는
희망의 근거를 예측할 수 없는 경계의 시간이다
예술은 늘 경계에 서 있어야 하는 숙명인가
딛고 있는 땅은 언제나 질퍽거리고 별을 볼 가슴은 메마르고
처서가 지난 날씨는 여전히 덥다
변방인
2010-09-06 21:42
담담하게 담아논 이미지에 대해 넘 현학적, 게다가 감상적 해석 아닌지...
조심스레 한 줄 남깁니다..^^
아, 하해선생님의 사진에 대해 오해는 말아주시기 바랍니다..
무례했다면 용서하시길..
조르바
2010-09-08 00:56
변방인님
뵌적은 없지만 관심(댓글)을 주셔서 고맙습니다
변방인님의 글을 읽고 평소에는 안하던
제글을 다시 정색해서 살펴 보았습니다
현학적이고 감상적이란 지적에 대해 그렇게
볼 여지도 있겠구나 생각했습니다
" 담담하게 담아논 이미지 "에 대한 님의
자세한 느낌이 어떤지도 궁금합니다
한 수 가르침을 받을까 해서요
무례했다면 용서하십시요
변방인
2010-09-08 12:22
어쨌거나, 사진을 찍고 인화를 하고 발표를 한 사진은 이미 작가의 손에서 떠나 오롯이 감상자의 몫이 되는게 아니냐고 생각해 봅니다.
조르바님의 생각이나 제가 글줄에 달랑 봍여놓은 "담담하게 담아논 이미지"나 모두 정답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제 글줄을 다시 보니 "현학적"이라는 표현은 좀 과했다는 생각이 들어 정중히 사과드립니다..^^ 글쓰기에 서툰 변방인의 실수라고 용서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번 하해 선생님의 전시는 그 동안 줄곧 작업해 오시고 홈피를 통해 보여주었던 대상과는 좀 달랐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전의 작업과는 달리 참 편안한 마음으로 작업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해보았던거죠.
돌을 둘러싼 풍경이 조르바님의 말씀처럼 느껴질 수도 있겠고, 반면 저는 이 번 전시사진을 보면서 전과는 다르게 아주 편한 마음으로 즐길 수 있었다고나 할까요..
그런 소박한 마음을 표현하고자 한 것이 넘 제멋대로의 댓글이 되어버렸군요..ㅠㅠ
다시 한번 무례했다면 용서해 주십시요..
한심거사
2010-09-08 23:24
사방이 꽉 막혀버린 외딴 곳, 거기에다 외통수에 걸렸다면??
보통의 사람들은 우왕좌왕, 이리 기웃, 저리 기웃, 왔다갔다, 갔다왔다,,
허나 무림의 고수들은? 그것도 세상을 등진 날선 고수들!!
정답은 ' 돌캐러 산에 간다'.. 아님 '누가 먼저 부셔지는지 돌하고 한 판 붙는다'..
하해선생도 돌하고 한 판 붙으러 지난 여름 내내 산 속에 묻혀 지냈던 거지.
결과는?? 이겼잖아~
모두 보았듯이 돌이 짜개져 버렸으니까!
짜개진 돌 속엔 다릿발 자국들도 보이던데?!
조르바성~
한동안 무뎌질려고 무진 애를 쓰시더구만 찬바람 불기 시작하니 쑤셔 오지요?
내 최근 두번이나 불참했으니 근일 벌주 한 번 낼께요,,
근데 제가 그랬잖아요! '우아하고 쓸쓸함'보다는 그 중간에 '높고'라는 걸
하나 더 넣는게 좋다고~~ㅋㅋ (너무 티 나나?)
이희섭
2010-09-12 15:29
강파기 ...이런 작업이 미친듯이 이루어 지고 있는 상황에서
바위와 풀과 소나무들을 만나고 있었다는것이 그렇게 자랑스럽지는 않았습니다.
당연히 내 작업의 중심은 그곳에서 이루어 졌어야 맞을것입니다.
하지만 내 영혼을 추스리기 힘든 상황에서 자연과 우주의 고통을 이야기 하기에는
그것조차 감히 접근하기 힘들었습니다.그저 무연히 내 곁에 있는 작은 것들에게 말을
걸거나 할 따름이었지요....... 조로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관조는 조금 더 있다가 해도 될 일입니다.
늙은 사진들을 보여드린것 같아요.
아직도 제게는 날선 사진이 힘 더욱 뻗치겠지요.
귀족 .. 우아 .. 쓸쓸... 이런 단어들이 제 사진을 설명하는 용어라면
저는 아직 더 나아가야 할 모양입니다. 그런 용어를 수용하기에는 아직도
이 땅과 이 상황과 모습들은 그다지 우아하고 귀족적이지 않기에 말입니다.
좀 더 혀 빼물고 다시 초심으로 가겠습니다.
“ 만원의 행복 ”
여러분들께서 혹 기억하실 런지 모르겠지만
기업 이미지 광고 중에서 " 자전거 경매 "이야기. 간략하게 소개하자면
광장에는 자전거 경매를 위해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데 앞자리에
남루한 차림의 소년이 눈을 반짝이며 앉아 있습니다
경매가 시작되고 소년은 언제나 맨 먼저 외칩니다 " 5달러 " 하지만
경매에 나온 자전거는 보통 20~30달러를 상회하는 가격이어서 소년의 차지가
될 수 없었습니다 드디어 그날 최고의 상품인 마지막 자전거
역시 소년은 " 5달러 " 외치고 다른 사람들은 더 이상의 가격을 제시하지 않고
자전거는 소년의 소유가 됩니다 동생에게 자전거를 사 주고 싶었던 소년은
5달러 밖에 없었고 그 간절함이 사람들을 감동시킨다는 내용
마 쌈마이식의 위악적 표현을 하자면 사람들이 염치가 생기고 싸가지가 있다
( 참고로 광고내용은 실화이며 선물받은 동생이 "투르 드 프랑스"를
6연패한 전설적인 " 랜스 암스트롱 " 이랍니다 암도 극복한)
얼마전에 희섭이가 즐겨 타던 산악(?)자전거에 이상이 생겼답니다
짐승이나 사람이나 늙으면 이빨이 흔들거리 듯이 자전거 본체와
체인을 연결해주는 핵심장치인 " 크랭크 축 "에 심각한 결함이 있어
고민하다가 인터넷으로 검색해본 결과 부품값만 최하 16만원 수리공임까지
20만원정도 소요된다는 겄을 알고 쪼매 심란했답니다 (돈이 없어서) 그러다
뭐 한번 보여본다는 심정으로 자전거 수리점에가서 돈은 없는데 자전거는
고쳐야 겠는데 무슨 방법이 없겠냐고 구차하게 설명을 했답니다
( 돈이 없으면 사람이 구차해지는 겄이죠)
수리점 아저씨가 고장난 부분을 살피더니
" 야 알뜰하게도 탔네 이 지경이 되도록 " 하고는 희섭이를 흴것 쳐다보고
"그래도 자전거를 탈려면 이정도는 타야지 " 혼자말 처럼 중얼거리더니
본격 수리를 위해 해체를 하기 시작 하더랍니다
이런 경우 상식으로는 중고나 신품의 부품값이 얼마이고 공임까지
얼마의 돈이 드는데 당신이 지불할 생각이 있느냐하고 흥정을 해야되는데
이 양반은 일체의 그런 형식을 생략하고 창고에서 부품을 가져와
수리를 시작 하더랍니다 무려 한시간 동안이나
그 시간 동안 희섭이는 온갖 생각이 들어을것 아닙니까
이거 혹시 바가지 써는 것을 아닌지 얼마가 적정한 가격인지
한번 이미 구차해 졌는데 자존심도 있고 돈얘기 다시 하기도 그렇고
드디어 수리를 완료하고 희섭이가
" 저가 현금가진게 없는데 카드로 결재 하겠습니다 얼마 드리면 되겠습니까? "
잠시 생각하던 아저씨가
" 만원요 "
" 십만원이 아니고 만원요 "
" 예 "
지내놓고 생각해 보니 아저씨는 애초 돈을 받을 생각이 없었던게 아닌지
쟁이로서의 자존감 , 알뜰하게 자전거를 타준 희섭이에 대한 애정
선수(?)끼리의 예의, 우리가 거창하게 생각하고 주눅이 들었던
타인에 대한 배려 혹은 사랑이란 것들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됩디다
신영복선생이 인간의 삶이란 " 관계 "라 했던가
희섭이 에게서 전해들은 이 사소하고 아름다운 사연을 여러분과 함께 합니다
그날 마셨던 금정막걸리 맛이 유난히 좋았던 것은
멋진 안주(자전거) 때문이 아니었을까
( 염천에 낮술 마시는 핑계도 참 가지가지다 )
뱀발 ; 그날 술값은 19만원 이상을 횡재(?)한 희섭이가 계산했다
수리점아저씨 복 받으시라
이희섭
2010-08-24 17:28
정확하게 이야기 하자면 고장난 부분은 비비(바텀 브라켓)이라고 하는 부분인데 자전거 부품 중에서 가장 큰 힘을 받으면서 회전력을 뒷바퀴에 전달해 주는 역할을 하는 중심축이지요. 쉽게 말해서 페달 중심의 크랭크 축이랍니다...
만원의 행복은 아직도 지속이 되어 제 건강을 지켜주는 중심축이 되고 있답니다.
진보근 엠티비의 한실장님 .......고맙습니다....
변방인
2010-09-06 21:45
참 좋은 분이시군요..^^
어쩜 장인정신의 발로라기보다는 하해선생님에 대한 무한한 신뢰가 이렇게 만든게 아닐런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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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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