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희섭의 사진전 소식 알립니다. ”
저의 사진전을 엽니다.
전시일시. 2013년 7월 27일부터 8월1일 까지
전시장소. 부산시 금정구 금정문화회관 대전시실
별도의 초대 시간을 잡지 않았습니다.
편한 시간에 오셔서 저의 사진들을 보아주시길 바랍니다.
조용원
2013-07-22 12:26
축하한다, 오랜만의 사진전이네~
정경수
2013-07-22 18:13
지난 겨울이 유달리 춥더니, 금년 여름은 무더위가 견디기 힘들 정도입니다.
이 더위에 전시 준비하시느라 얼마나 고생 많으셨습니까?
벌써부터 사진을 만날 기대로 토요일이 기다려 집니다..
이승재
2013-07-23 14:41
“저에게 사진기는 통역기입니다.”
사진기가 통역기라는 말은 이런 뜻입니다. 지금 제 앞에는 나무 한 그루가 서 있습니다. 저는 나무의 말을 알아들을 수 없고 이해하지도 못 합니다. 그런데 저에게는 사진기라는 훌륭한 통역기가 있습니다. 뷰파인더를 통해서 저는 비로소 나무와 대화를 나눕니다. 먼저 나무에게 너는 누구냐는 질문을 던집니다. 그러고 나면 나무가 심겨진 장소와 나무를 심은 우리 인간들의 자연에 대한 소유욕에 대해서 나무와 대화를 합니다. 그제서야 저는 나무가 가진 개별성과 보편성을 이해하게 되었으므로 사진기의 셔터를 누름으로써 나무를 번역해냅니다. 어느 때는 길가에 놓인 돌멩이와도 그렇게 대화하고 커다란 건축물과도 시간이 걸리지만 그렇게 대화합니다.
그래서 누군가 “당신에게 사진기는 무엇이오?”라고 물으면 사진기는 세상과 혹은, 사물과 대화 할 수 있도록 그들의 말을 번역해 주는 통역사라고 대답합니다. 사진은 그런 통역사의 힘을 빌러 세상 혹은, 사물을 해석해 놓은 것이겠죠.
미놀타 707si 중고카메라에 필름을 끼우고 네 살짜리 딸을 찍어 인화를 했는데 뒷배경은 흐리고 딸의 모습만 선명하게 나온 게 놀랍기만 했던 것이 제 사진찍기의 첫걸음입니다. 그때 네 살 딸은 지금 중3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사진나이를 셈할 때는 언제나 2006년 가을 부산대학교평생교육원에서 사진예술아카데미라는 이름의 강좌를 하던 이희섭선생님을 만난 때부터 한 살, 두 살이라고 셈합니다. 그 이유는 그저그런 사진을 찍던 저에게 세상과 통하는 문으로서의 사진, 그 문을 열어주신 분이 “이희섭 선생님”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참 재미있게도 선생님은 저에게 사진의 문뿐만 아니라 시의 두 번째 문도 열어주셨습니다. 어떻게 그 문으로 들어갔는지 정확한 기억은 없지만 이십대 초반 시의 첫 번째 문으로 들어가서 두 번째 문은 열지 못한 채 직장을 갖고 결혼을 하며 바쁘던 시절 시의 두 번째 문은 영원히 열릴 것 같지 않았는데 선생님의 두 번째 수업인가, 세 번째 수업을 듣던 때 시의 두 번째 문이 열렸습니다. 신동엽시인의 “금강”이 시작이었습니다. 당시 사진 수업이 있던 인문관과 함께 금강을 진지하게 읽어내려 가던 모습이 뚜렷이 남아 있습니다. 책 사이사이의 삽화들도 모두 이해되는 듯 했습니다. 창작과비평의 시집 1권부터 100권까지 절판된 것은 출판사에 전화를 해서 구할 수 있는 모든 시집을 구입하고 닥치는 대로 읽었던 것도 그 즈음입니다. 어쨌든 선생님은 제 삶에서 선생님을 만나기 전과 만난 후를 뚜렷이 구분할 수 있는 큰 전환점입니다. 그것은 사진 훨씬 너머의 이야기입니다.
德建名立, 근래 천자문을 공부하며 익힌 문구입니다.(참고로 천자문의 천 글자는 4자 1구로 되어 있고 2구가 모여 한 문장을 이루고 있습니다.) 덕이 서면 명예가 선다는 뜻이겠죠. 그런데 재미 있는 것은 이 글 밑에 달아 놓은 해석입니다. “德은實也요 名은實之賓也니 實之所在에 名自隨之也라” 해석은 이쯤 되겠지요. 덕은 실이고 명은 실의 손님이니, 실이 있는 곳에는 명이 저절로 따르기 마련이다. 며칠 전 피아니스트 백건우선생의 인터뷰 기사를 읽는데 “예술은 길고 인생은 짧은데 요즘은 인생은 길고 예술은 짧은 것 같다”고 하시더군요. 명만 추구하는 음악가들을 꾸중하는 말이겠죠. 명만 쫓는 세상입니다. 그 한 가운데를 가르고 선생님의 실한 사진들을 만나러 갑니다.
선생님, 선생님께 사진을 배우던 지난 몇 년이 즐거웠습니다. 참 좋았습니다. 그리고 선생님의 학생이었던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이희섭
2013-07-26 05:57
승재씨..여름의 한가운데... 中昰. 이곳에서 낡은 사진 삼십여장 들고 많은 분들을 보러오시라고 청하는 것이 제가 생각해도 참 미안스러운 일입니다. 하지만 그래도 사진찍는 사람이라는 제목을 걸고 사는 이로서는 거쳐가야하는 과정이기도 해서 난감한 사진들을 벽에 걸어놓고 오시기를 청해보았습니다. 사진 속에 내 정신이 들어 있으니
잘났거나 못났거나 세상 밖으로 내 보낸 후에는 모두 저의 책임으로 돌아올 수 밖에 없는 과정이 전시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제 마지막 사진을 만들어들고 돌아오는 길에서몸은 물먹은 솜처럼 무겁고 생각은 구름처럼 가볍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해방과 족쇄가 동시에 찿아들더군요.
사진찍는 이로서의 해야할 바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수년간의 찍어온 필름들을 쳐다보면서 칼날같은 회한으로 다가옵니다. 그래서 전시를 하는것은 늘 두려운 과정이더군요.
많은 이들의 격려 그리고 질책으로 이 곳 까지 왔습니다.
德을 제대로 갖추지 못했고 당연히 實 또한 부실하기 짝이 없습니다.
승재씨,그리고 저와 사진 이야기 나눈 많은 분들과 함께 지낸 시간들 모두 제게 힘이되는 시간들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한심거사
2013-07-26 20:03
' 옥(玉)에 흙이 묻어 길가에 버렸으니
오는 이 가는 이 흙이라 하는고야
두어라 알 이 있을지니 흙인 듯이 있거라'
- 恭齋 -
김희경
2013-07-29 10:42
선생님, 건강히 잘 지내시지요?
저는 몇 해전 선생님께 수업받은 여러 날라리 아마추어 사진작가 중 한명입니다.^^
지금도 틈틈히 사진을 찍고는 있지만 취미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도무지 깊어질 기미가 보이질 않네요. 그래도 가끔씩 선생님 홈피에 들어와 선생님 사진을 보며 억지로나마 여물어 질려고 나름 용을 씁니다. 반가운 선생님 사진전 소식임에도 멀리 있어 가지 못하는 불충한 제자입니다. 멀리서나마 응원을 보내며 현대사회에서 소신있게 산다는 것이 얼마나 힏든 것인지 잘 알고는 있지만 소수의 뜻가진 사람들을 위해 생명력있는 사진작업 계속해 주시길 건방스럽게도 바래봅니다. '나를 살아가게 하는 힘' 아무리 힘든 것이어도 그런게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운이지요. 그런 점에서 저는 선생님이 부럽습니다.^^
내내 건강하시고 나날이 행복하세요.
명왕성
2013-07-29 13:42
윗 분,,
수업받은 모든 분들이 도매금으로 날나리 취급받습니다.
글 수정하시거나 내려 주세요.
제가 알기로 '사진예술 아카데미'의 수강생들 중 취향이 맞지 않는 분들은 계셨으나
날라리는 없었습니다.
많은 제자들이 공유하는 이 곳, 단어 선택에 신중해 주세요..
김희경
2013-07-30 10:40
삭제나 수정이 안돼네요. 자꾸 비번이 맞지 않는다고 떠서.
그런 의도는 아니었는데 죄송합니다. 여러라는 단어 선택을 잘못한 것 같네요. 그리고
여기서 제가 날라리라고 표현한것은 아마추어수준에 머물러 있는것을 얘기하고자 함이었지 나쁜 뜻으로 쓴 용어는 아님을 말씀드립니다.
오랫만에 안부인사 드린다는게 본의아니게 선생님께 폐가 되지 않았는지..... 마음이 편지않네요.ㅠㅠ
조르바
2013-07-30 22:25
명왕성님
너무 예민 하신것 같습니다 김희경씨 글을 보면 뭐 그렇게 비난받을
일은 아닌것 같습니다 "날라리"라는 표현은 약간 유머러스하게 자신을
낮추는 의미로 받아 들일수 있을 것 같구요 "여러"라는 단어도 수강생전체가
이희섭선생님에 대한 예의, 존중의 뜻으로 보아도 무난한게 아닌가요
무엇보다 김희경씨 글 전체의 고갱이는 참석못한 안타까움과
어렵지만 선생님의 소신있고 생명력있는 사진작업이 자신에게
살아가는 힘이 된다는 덕담이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혹 "여러 날라리"란 표현이 마음에 걸렸더라도 좋은날 좋은일에
엄중한(?) 추궁이 과연 필요했는가를 가늠하게 됩니다
노파심에서 부언하자면 김희경씨란 분과 저는 일면식도 없습니다
정인화
2013-07-31 21:45
작품도 보고 얼굴도 보고싶었는데 다 이루었습니다.
수고도 하시고 고생도 하셨습니다.
언제인가 모르겠지만 눈맛 좋은 꽃도, 가슴 그윽한 풍경도
보여주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음풍농월하고 화조월석과 뒹굴어도 누가 작가님을 꼬나 볼까요.
지금까지만 해도 엄청나고 대단하십니다.
잘잘히...
한심거사
2013-08-01 00:01
< 踏하여 答한 차이의 반복 > 전시를 보고..
하해선생의 개인전이 실로 오랜만에 열렸다.
전시제목이 '踏하여 答한다'이란다. 그 답다.
또한 펼칠 展이 아니라 싸울 戰이다. 역시 그 답다.
싸울 戰字를 사용함으써 그의 심중을 짐작함과 동시에 한층 더 집중도를 높일 수 있다.
맞다. 이 전시에 올려진 작품들 만이 아니라 세상에 소개되지 않은 수 많은 그의 작품들은 오롯이 그의 치열한 개인 전투 (private combat)의 전리품들이다.
관객들은 한두 작품을 보고 다음 작품으로 시선을 옮겨가며 약간의 혼란스러움을 느낀다. '이게 뭐지?!', '어떻게 찍은 거야??', '대체 뭘 찍은 거야!!'......
어리둥절함과 헷갈림 속에서 작가의 의도함과 대상의 실제를 파악하고자 온갖 인상을
찌푸려가며 끙끙대기를 한참,,, 몇 작품을 계속 보아가며 비로소 눈앞의 대상이
실제가 아님을 조심스레 알아챈다.
옆에 도슨트라도 있으면 부끄럼을 무릅쓰고 물어나 보겠지만, 이 소박한 전시에는
드슨트도 없다. 허나, 우리 모두 이거 하나는 확실히 알자!
전시장에서 작가에게 '이 작품의 의도는 뭐예요?', ' 선생님의 작품 철학은 어떻게 나타내셨나요?', 등등은 절대 물어 봐서는 안 된다는 것을..
왜?
작가 스스로도 모른다.
그냥 죽도록 작업하고. 온정신은 내다버린 상태에서 몰두하다 보니 작품이 나온 것이다. 제 정신이 아닌 상태에서 하나하나 탄생한 것인데 그 무슨 제정신 상태에서
작품의 의도니, 철학이니가 대화가 되겠는가?!! 행여 그런 질문들은 하지 말자.
진정 알고 싶으면 같이 제정신이 아닌 상태를 만들어 대화를 나누면 된다.
그러면 약간의 실마리는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거 진짜다.
전시장에서는 그냥 보고 각각의 느낌만 받으면 된다.
굳이 이번 전시의 개인적 소감을 말하자면 ' 하이퍼 리얼리티'라는 단어로 정리하고 싶다. 즉, ' 실제보다 더 실제적인 가상세계',,
하해선생은 이 땅의 수 많은 모순덩어리를 이렇듯 '실제'와 '가상'을 혼합시킴으로써
그 차이와 반복을 통해 모순타파를 외치고 있는 것이다.
외롭고 고단한 일이다.
그러나 어느 누군가 해주면 참 고마운 일이다.
그 길을 하해선생은 가고 있다.
이렇게 또 한번 푸닥거리를 했으니 한동안은 몸져 누우리라.
그렇다면 또 한참은 그의 전시를 볼 기회는 없다는 말일 게다.
다음 전시는 어느 시골마을의 마을회관에서 마주하기를 기대한다...
뱀발 : 다분히 저 개인적인 주절거림임을 양해 바랍니다.
하해선생의 끊임없는 전투력을 기원합니다.
주룡이
2013-08-03 04:27
희섭이 형...필라의 주룡이 입니다.
이곳 동부에서 형의 사진전 소식을 접하고 무척이나 감개무량입니다.
항상 살아가시는 모든 모습이 저에게는 스승과 같기에 무어라 표현 할 방법은 없지만
그저 형의 건강과 안녕을 기원 할 따름입니다.다른 형님들께도 안부인사 올리며 내년 초입에는 사우스 케롤나이나로 이주 할 것 같습니다.
거처 옮기면 그때 다시 연락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염치 없이 형님의 전시회 커버 사진 무단으로 모니터 배경화면으로 삼음을 이해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다시한번 형님의 전시회 축하드립니다.
안녕히 계세요
꾸벅...
이희섭
2013-08-04 09:36
김희경님... 주신 글 반갑고 고맙습니다, 글이란게 써놓고 보면 내 생각과는 다르게
읽힐 수도 있는 재미있는 특성이 있습니다. 마음 푸시길 바랍니다.
명왕성님.,.관심 가져 주셔서 고맙습니다.
한심거사님.... 숙제 하듯이 전시를 마치고 나니 잠시 멍했지만 지금은 평소와
다르지 않습니다. 저의 삶 속에서 사진이라는 비중을 대폭 줄여야겠다는 생각은
듭니다. 그저 그렇게 또는 그런듯 아닌듯 슬몃 사진은 올 수 있도록 말입니다.
어딘가에 목숨을 거는 것 ... 참 힘들거든요,... 하하...
그러지도 않았지만 앞으론 더 그렇게 하고 싶지 않답니다...
인화형님 말씀처럼 화조월석과 노니는 음풍농월도 꽤 괜찮으리라는 생각도 들고
또는 순간순간 바짝 긴장하면서 노니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그저 비빔밥처럼
지내는 것이지요...
주룡이..... 그러잖아도 보고싶었다. 몇몇사람들에게 전시소식을 전하면서 네 얼굴을
떠올렸다. 아이들과 아내...모두. 그곳에서도 또 옮겨간다니 유목민이구나.
어차피 정처 없는것이 아름다운 삶일것이니 새것을 자주 움켜쥐기 바란다.
건강과 행복이 모두 네 가족의 것이 될것이다.
고맙다.
노병희
2013-08-08 09:44
아름드리라는 단어가 떠오릅니다
아름답다라는 생각만 듭니다
사진 그것을 제외하더라도
여기 계신 모든분들의 글을 읽어면서
삶이 참으로 아름답다라는 생각만
가슴에 찰랑거립니다
전시회 좋았구요
멋진 대화들 참으로 좋습니다
청안하시옵기를
발원드립니다
아,아, 이 이 땅의 마지막 풍경입니다. 숨키고 싶었던 사람 없는 도시. 아, 박정희. 사람이 없습니다. 철근콘크리트로서 냄새만 확 납니다. 아, 죽은 도시, 지금, 이 땅. 흑백의 톤이 주는 이 시멘트 냄새. 제가 지금 작업하는 인천의 재개발지역에서 오는 그 황량함을 부산, 사람이 잘지만 사람이 없는 곳에서 맡습니다.
장수선
2012-10-22 19:23
선생님, 언제나 힘이 있는 작업하시지만, 지치지 마시고, 건강하게, 계속 해주세요.
거의 매일처럼 선생님의 사진, 떠올리고, 생각하고, 보고 있습니다.
선생님, 사랑합니다. ^^
한심거사
2012-10-22 21:13
수선 : 이곳은 명색이 부산 원도심에서 별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매립지야.
'부산일보'사옥과도 이웃하고 있지..
분명 집들도 많고 많은 사람들이 살고있는 듯한데 사람이 별로 안 보이는
굉장한 상념을 안기는 곳이지!!
내 생각엔 아마도 최근의 수선 작업에 살며시 응원과 격려을 보내려
이 그림을 포스팅 하신 것 같은디!!~
그렇죠, 셈??~
이희섭
2012-10-23 06:35
어제 오후나절 수리 맡겼던 렌즈 찿고 들어오는길에 길에서 쏟아지는 비를 만났다.
오랜만의 비라 반갑긴 했지만 정체불명의 쓰림이 오른쪽 옆구리에서 비수가 지나가듯
스르륵 느껴지더라. 입에서는 찝찔한 비린내가 동시에 올라오면서 ...
수선의 작업 늘 지켜보고 있다.
절절함과 외로움이 피비린내처럼 스며있지만 그것은 어쩌지 못할 그 건물들의
운명이라서 그럴것이다. 셔터를 누르는 순간이 그 대상으로서는 마지막이지만
그것들은 오롯이 사진속에 남아 영생을 얻겠지. 그래서 사진은 결국 비극이고
저주받은 운명인 셈이지. 아무리 그래도 사진기라는 장치를 든 힘 센 자는 그 운명을 온 몸에 비끄러 매어
안고 깊은 바다 속으로 뛰어들 수 있을것이다.
인천 그곳의 작업은 또 다시 수선의 작업에 큰 선을 그을것이라는 확신을 한다.
내용과 깊이는 이미 그것들을 담보하고 있거든.
어쩌면 외로움이 힘일 것이다.
나는 지쳤고 건강하지 않지만 계속은 하고 있다^^
한심거사님.
뭐 별달리 수선에게 응원과 격려를 보내려고 올린것은 아닙니다...ㅋ
가만 놔둬도 수선은 이미 잘 하고 있으니까요. 그것도 미친듯이 말이지요
오히려 너무 달려대서 좀 쉬면서 하라고 해야할 정도이지요.
며칠전 몇 사람들과 이 동네를 들여다 보면서 느낀 사진들입니다.
이곳도 들이대는 자본의 운명으로 보면 머잖아 사라질 것이고
그래서 죽음의 냄새를 자욱하게 안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유기체의 운명처럼 해석하면 사라지는 것이 당연하지만 이 곳의 사라짐은
강제와 절박이 사슬처럼 얽혀있어서 힘든 곳이지요.
사람의 냄새를 맡는것이 이 곳에선 고통이더군요.
“ 일현씨가 만들어준 핀홀카메라 ”
정일현씨의 멋진 작품을 하나 어제 받아왔습니다.
사진기의 무게를 어디까지 줄여야하는가를 고민하다가 가장
원시적이면서도 가장 합리적인 이 장치를 생각했지요.
기성품으로 나오는 핀홀카메라가 중국제품으로 나온것이 있지만 이미 품절이 되고 없더군요
가격도 만만찮고...
그래서 연장과 손재주 모두를 가진 일현씨에게 떠맡기다시피 했는데 정말 흔쾌히
즐거움으로 이 멋들어진 카메라를 제작해 주었답니다.
오늘 이 사진기로 오랜만의 첫 사진을 찍을겁니다.
호스만 45홀더에 체리나무로 상자를 만들고 네 귀퉁이에는 오크(참)나무로 장식을 하였지요.
정말 멋있습니다....
셔터는 일현씨의 그라파이트 핀홀에 있던것을 빼내고 파인더 역시 그 사진기의 것을
빼내어 제 사진기에 붙여주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가볍고 오직 하나뿐인 사진기입니다.
자랑스럽게 그리고 열심히 찍을 일만 남았습니다.
고맙습니다...일현씨.
가난한 골목동네를 지나다 보면
마주하게 되는 낯익은 풍경
발악수준의 페인트 덪칠로도 숨길수 없는 속살
어긋나고 뒤틀린 창문 화분과 꽃이 있는 반전
절망속에서 희망을 이런 천박한 언사는 사양
인간은 저렇게라도 살수 있음을
생의 비루함을 간직하면서
꽃을 품을수 밖에 없는 아름다움에 대한 갈증
이희섭
2012-11-05 08:02
모니터 바꾸니까 전에 보시던 그림들과는 차이가 어떤지요?
비가 오더니만 오늘 아침 하늘은 괜찮습니다.
조르바
2012-11-05 21:21
예전에 저가 라보를 타다가 지금의 트라제로
교체한 첫 일성이 여인숙에서 호텔로
대답이 되는가요
이것은 문명의 몸서리치는 슬픈 눈물. 불발의 미사일처럼 자궁에 박힌 채 나는 흐른다. 가엽구나, 결국 대지와 울고 있구나. 어느 누구의 벗도 없이, 알몸으로 이 긴 시간을 견뎌야만 하는 철근콘크리트-한 때의 유행으로 매섭게 파고들던 너를 이제서야 껴안는다.대지의 분노와 슬픔이 범벅이 되어 당대의 시간을 증거하는 저 형제들이, 자매들이 여기에 있다. 새로운 십자가가 여기에 있다. 십자가 또한 얼마나 몸서리를 쳤을까. 내 피에 젖은 내 몸뚱이. 모든 것은 나일 뿐. 여기에 종교와 자본과 사랑과 피눈물이 있다. 이것이 파멸이며, 동시에 구원이다. 파멸의 구멍으로서, 자궁으로서.
아희섭
2013-06-22 04:53
무수한 반복으로 다시 말한다.
이 변곡의 특이점들은 다시 없는 매력이면서 슬픔이다.
이 경관이 어디로 흘러갈지는 사실 아무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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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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